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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늘자 어린이학대· 사망급증 미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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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격증함에 따라 미국에서는 뜻하지 않은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학대받고 방치된 어린이의 사망률 급증이 바로 그것.
어린이가 학대로 사망할 경우에도 부모가 사인을 다른 것으로 둘러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 파악이 불가능하긴 하지만 곳곳에서 보고되는 사례를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워싱턴에 있는 전국 어린이학대 및 방치 예방센터 대변인「짐·해럴」씨는『지난 81년 한 햇동안 1백10만건의 어린이 학대사례가 보고 됐으나 알려지지 앓은 것까지 합치면 전체적인 숫자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면서 몇몇 주에서는 어린이 사망률이50∼1백%까지 늘어났음을 상기시켰다.
또 덴버에 있는 헨리 캠프 어린이학대 및 방치 예방센터의「리처드·크러그먼」이사는 지난 4년 동안 콜로라도주의 실업률이 67%로 늘어난데 비해 어린이학대 사례는 1백%, 학대로 인한 사망은 무려 5배나 증가했다고 밝히고『이야말로 실업률이 어린이 학대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샌디에이고 아동병원의 의료담당이사「데이비드·채드위크」씨는 학대받는 어린이의 대다수는 유아이며 사망한 어린이의 대부분이 3세미만 이었다면서 이들은 쉽게 부상하고 쉽게 사망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병원의 경우 군당국의 어린이학대 방지계획에 힘입어 79년엔 학대로 인한 어린이사망이 단 한 건도 없었으나 80년에는 4명, 81년과 82년엔 각각 6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
시카고 경찰의「로버트·다트」경사는 어린이 학대가 일반적인 범죄와 마찬가지로 불경기속에서 일어나고 있으나 최근 3년간 시카고에서 일어난 15건의 어린이 살해사건을 검토한 결과 이들중 10명이 어머니에 의해 살해됐고, 아이를 살해한 부모의 대부분은 어린이의 우는 소리가 신경에 거슬려 이들을 구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드폴대학의 심리학자인「새일러·리보디」여사는 어린이 살해의 많은 경우가 어머니의 자살적인 성격을 띤 살해행위라고 지적하고『극도의 우울증에 빠져 정신병의 상태에까지 이른 여성들은 자기 자신이 의지할 데 없는 존재이며 앞으로도 상황은 나아질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한편, 어린이는 자기 존재의 연장으로 간주, 자신을 죽이기 위해 어린이를 죽인다』면서 이들은 세상은 적대적이고 해로운 것이며, 죽음만이 어린이들 이 세상으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다고 믿게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이 이들의 문제를 가중시켜 원치 않는 어린이에게 분노의 화살이 옮겨가는 경우가 많다니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눈흘기는 셈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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