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환진,타이틀탈환 실패|얼어붙은 어퍼컷 끝내 불발… 되로치고 말로맞아 (WBA J플라이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교오또(경도) =신성후특파원】한국프로복싱은 전국에 몰아닥친 한파와 함께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새해들어 세계정상도전첫주자로 나선 김환진(28)은 9일밤 교오또(경도)부립체육관에서 벌어진 WBA주니어훌라이급챔피언인 일본의「도까시끼·가쓰오」(도가부승남·22)와의 타이틀매치에서 스피드가 뒤지는데다 5.8㎝나 크면서도 계속 수그리는「도까시끼」에게 어퍼컷이 완전얼어붙어 전원일치로 판정패, 13개윌만에 가진 설욕전에서 실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프로복싱은 지난81년8월 김태식이 WBC 플라이급챔피언「아벨라르」(멕시코)에게 KO패 당한 이래 세계타이틀도전에서 9연패의 수렁속에서 헤매고 있다.
이날 판정내용도 주심「베로칼」(파나마)은 148­l43, 부심「로드리게슨」(베네쉘라)와「비야로보스」(파나마)는 각각 148­141, 149­142로 모두 「도까시끼」의 일방적 우세였다.
계체량에서 「도까시끼」는 48·9㎏으로 한계체중(48·9㎏)을 힘겹게 통과한 반면 김환진은 48·8㎏으로 여유를 보여 컨디션은 좋았다.
그러나 김은 사력을 다해 투지있게 싸웠으나 한마디로「도까시끼」를 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은 키가 5·8나 작은대다 스피드가 뒤진다는점을 감안했음인지 적극 공세를 펼쳐 5회까지는 대등한 경기를 벌였다.
「도까시끼」는 초반 김의 공세를 빠른발과 몸놀림으로 피해나가더니 6회부터 반격으로 나와 김을 궁지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이후 롱훅으로 미스블로가 많아진 김은 계속 열세에 몰려 10회에는 로프에 밀린채 소나기 펀치를 맞고 그로기상태에 빠지면서 얼굴이 피로 덮이는등 대세가 기울어지고 말았다.
일본 프로복싱의 영웅이었던「구시껜· 요오꼬」의 스파링파트너로 고향(오끼나와)까지같아 후계자로 각광을 받고있는「도까시끼」는 펀치력에선 위력이 없으나 스피드,테크닉은 물론 경기운영이 지난해 10월 김성남과의 3차방어전때보다도 더욱 노련해졌다.
이 대전은 지난81년12월 챔피언이었던 김환진이「도까시끼」의 도전을 받았을때 맺은 옵션(이면약정)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김조연매니저는 한차례의 도전권을 약속받아 당초 WBC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사파다」에게 도전, 아깝게도 판정패한 바있는 장정구 (동급5위)를 내세우려했다. 그러나「도까시끼」측은 거칠고 펀치력이 있는 장을 기피해 어쩔수없이 김이 또다시 리턴매치를 벌이게된 것이다. 결국 김은 실컷 얻어맞고 1만달러(약7백50만원)의 대전료를 받는데 만족해야했다.
한편 김환진의 패퇴로 한국프로복싱을 총괄하는 한국권투위원회 (KBC)의 무력함도 비난을 받고 있다. KBC는 지난해 김성남이 패하자 앞으로 일본서의 세계타이틀매치는 한일간의관계를 고려, 견제하겠다고 밝혔었다. 김환진의 타이틀탈환실패로 한국은 지난 80년l윌 김성준이 WBC라이트플라이급타이틀을「나까지마」에게 내준이래 일본서 열린 세계타이틀 매치에서 참담한 8연패를 기록한 것이다.
이같이 무력한 도전자들이 60만재일동포들을 낙담시키자 KBC는 무분별한 도전을 선별하겠다고 공표했으나 번번이 프러모터들에게 눌려 무력을 드러낸것이다.

<"판정엉터리‥‥승소하겠다" 김측>
▲김환진 말=「도까시끼」의 펀치는 모두 글러브로 막았다. 나는 한번도 물러선적이 없으며 최소한 비겼다. 판정결과에 동의할수 없다.
▲김호연매니저의 말=판정은 엉터리다. 김이 2점차로 이겼다. 6∼7점이나 차가 나왔다니 말도 안된다. 7회까지는 김이 일방적으로 앞섰다. VTR를 가지고 WBA에 제소하겠다.
▲「도가시끼」의 말=어려운 경기였다. 생각보다 내펀치가 김에게 맞지 않았지만 종반이후 점수면에서 앞서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난번 대전에서는 경기전반을 내가 요리했으나 이번에는 김의 기백이 그때와는 달랐다. 종반에 KO의 찬스를 맞았으나 쓰러뜨리지 못한 것은 김이 머리를 숙이고 대들었기 때문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