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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추락할 확률은 만 분의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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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소련의 원자로적재 정찰위성 코스모스1402호가 고장을 일으켜 1월말쯤 지구에 떨어질 것이라는 미 국방성의 발표가 있자 소련당국은 즉각 『아무런 위험도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일본·영국 등에서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착수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있다.
l백 파운드 이상의 우라늄을 적재한 이 위성은 현재 경사각도 64·9도룰 유지하고 있어 낙하예상지점은 북위64·9도와 남위64· 9도사이의 지상으로 한반도 상공을 하루 16차례 통과하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 떨어질 확률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1만 분의1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해양군사 정찰활동을 해온 이 위성은 핵연료의 외부 누출로 기능을 완전히 상실, 대기권 밖으로의 재 발사 등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에 있으며 더욱 위험한 것은 적재된 핵분열물질인 스트론튬 90으로 지상에서 4∼6개월 동안 방사능 물질을 발생시켜 인구조밀지역에 떨어질 경우 주민들을 대피시켜야한다.
미국 정부의 핵 위기조사팀은 6일 비상근무에 들어가 소련의 스파이위성추락에 대비하고 있다.
「존·휴즈」국방성 대변인은 『현재까지 상황으로는 이 위성이 바다에 떨어질 가능성이 7O%점도이며 추락과정에서 대기권상층부에 이르려 핵연료가 타버려 여기에서 나오는 방사능 물질이 위험을 주게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측이 외교통로를 통해 소련당국으로부터 이 위성의 상태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교섭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측은 우선 미국에 고장난 위성의 낙하지점 및 기타 정보제공을 요청하는 한편 이 위성이 일본지역에 떨어질 경우 방사물질의 누출정도와 그에 따른 오염방지대책 및 소련에 요구할 손해배상액 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위험성에 대해 소련과학아카데미 부회장 「블라디미르· 코텔니코프」는 『이 위섬은 당초 계획대로 순조롭게 궤도를 돌고 있으며 아무런 위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소 양국의 위성을 추적해온 영국의「제프러·페리」박사는『코스모스에서 평상시 흘러나오는 신호가 들리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정상비행중이라는 소련 측의 발표는 믿을 수 없다』 고 말했다.
우라늄에서 생성된 스트론튬에 사람이 수십 분간 노출되면 머리카락이 뽑히고 피부가 타며 출혈이 일어나고 2시간 이상 되면 죽기도 한다.
반감기가 30년인 스트론튬은 또 지상에서 식물 등을 통해 쉽게 인체에 흡수되기 때문에 장기 축적되면 골수염·혈액파괴 등의 무서운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소련위성은 지난 78년1월에로 무게 2천7백21kg의 코스모스 954호가 캐나다의 그레이트 슬레이브 호숫가에 추락, 시간당 2백 뢴트겐의 방사능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당시 미국 측은 한달 전에 추락을 예상하여 소련 측에 통고했으나 소련은 겨우 추락1주일 전에 세계에 알릴 정도로 다른 나라가 보게될 피해에 무관심했었다.
미국 측은 그후 소련의 핵 추진 위성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 「핵 물질적재 저공비행 인공위성 발사금지 협정」을 제의했으나 소련 측은 이 역시 무시한 채 계속 색을 사용하는 군사목적용 위성을 발사해왔다.
미국이 인공위성에 핵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일만 발사된 위성이 임무와 수명을 다하면 반드시 지구로 회수하는 것과는 달리 소련 측이 핵연료를 주로 쓰고 있는 것은 그만큼 위성기술이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무인위성은 수명이 길어 수년간 궤도를 돌면서 정확한 정보를 지상에 보내오는 반면 소련은 이 같은 능력이 뒤떨어지자 강력한 핵 추진위성을 쏘아 올려 성능을 보강시킬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코스모스 계획이 착수된 지 21년, 소련은 지난 57년 미국보다 1년 앞서 인류최초의 인공위성 스프투니크 호를 발사했으나 우주군사시대에 접어든 요즘에 와서는 장기체공과 정보수집 능력 면에서 미국을 앞지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련 측은 이에 따라 73년 중동전매는 거의 매일 위성을 발사하다시피 했고 지난해 5월 포클랜드 전쟁 때도 이 지역에 20여 개의 스파이위성을 띄웠으나 수명은 모두 2주일 정도였다.
코스모스 1402호처럼 6개월 정도 궤도를 돌 수 있게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로 소련의 코스모스계획은 지금까지 1천5백호에 이르러 평균 5일에 1개씩 위성을 발사해온 셈이다. 【외신종합=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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