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한약재 성분의 홍삼·하수오·녹용 제품 맹신하다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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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의사협회가 건강기능식품의 지나친 섭취에 대한 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한의협은 “최근 송년회‧신년회 등의 술자리와 늦은 귀가로 피로에 지친 심신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효과를 너무 맹신해 ‘의약품’으로서의 효능을 기대하거나, 몸에 좋다는 말만 믿고 무분별하게 섭취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약재(식약공용품목)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은 오남용하게 되면 부작용의 위험이 더욱 크다는 것. 한의협은 그 중에서도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홍삼‧하수오‧녹용에 대한 올바른 섭취를 당부했다.

홍삼 제품은 이미 다양한 제품이 출시된 상태로 막대한 판매수익을 올리고 있어 건기식업계의 효자상품과도 같다.

하지만 한의협은 “홍삼 건강기능식품이 마치 모든 사람들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믿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라며 “식약처에서는 홍삼 섭취로 두통과 불면, 가슴 두근거림, 혈압상승의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출혈 위험을 높이는 약물과 동시에 홍삼을 복용할 경우, 코피나 질 출혈을 유발할 수 있고, 항우울제나 카페인 함유식품, 알코올 등과 병용하면 두통과 떨림, 불면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경고한다. 또한 배변이 불편하고 열이 많거나 염증 등으로 인한 고열이 있을 때는 홍삼을 피할 것을 권고한다.

한의협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시판되고 있는 인삼(홍삼)제품의 장기 복용자 중 약 10%가 고혈압, 불면, 피부발진, 설사 등의 부작용을 보였다, 장기 과량 복용(1일 15g)은 피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 탈모와 여성 갱년기에 효과적이라며 인기를 끌고 있는 하수오, 백수오 건강기능식품는 원재료 확인이 중요하다.

한의협은 “‘백수오’를 사용하고도 ‘하수오’ 제품인 것처럼 속이거나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사용 근거 기록을 찾을 수 없는 ‘이엽우피소’를 사용하고 ‘백수오’ 제품인 것처럼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태가 아직도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6월에는 식품용 백수오를 사용하고도 마치 하수오를 사용한 것처럼 속인 업체들이 행정처분을 받았다.

한의협은 “하수오와 백수오는 효능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완전히 다른 종의 식물로 주요성분 및 약효성분이 다르며, 동의수세보원에서도 다른 한약재로 구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와 우석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에서도 “이엽우피소는 하수오 및 백수오와는 거리가 있는 효능주치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들과 같이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안전정보원에 접수된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추정사례 신고’가운데 한의계와 관련된 건강제품 유형 중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제품’이 213건(10.7%)으로 1위를 기록했다. ‘홍삼제품’이 91건(4.6%)으로 그 뒤를 이었다.

녹용도 마찬가지다. 녹용은 발육 성장의 촉진, 조혈 기능의 촉진과 강심 작용이 있으며, 면역 기능과 항진 작용이 있는 가장 대표적인 한약재다.

하지만 현재 홈쇼핑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함유된 녹용은 한의원‧한의병원에서 처방하는 의약품용이 아닌, 식품용이다. 체질에 따라 잘못 섭취하게 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한의계에서는 △각종 출혈과 관련된 질환이 있는 자 또는 기왕력이 있는 자 △심혈관 및 뇌혈관계 질환이 있는 자 또는 기왕력이 있는 자 △성호르몬이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질환이 있는 자 또는 기왕력이 있는 자 △임산부, 모유수유중인 산모 △영유아, 노인, 수술을 받은 직후 등 신체가 상대적으로 약한 자 등을 ‘녹용 함유 건강기능식품 섭취 5대 주의군’으로 분류한다.

한의협은 “생녹용의 경우 아직도 인터넷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으나 생녹용은 식품에 사용하는 원료의 기준 및 규격에 맞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며 “생녹용 털 역시 미생물과 세균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에 의해 생산, 관리 되어야 하고 장기 냉동보관 시에는 생산날짜와 유통기간 관리에 문제점과 녹용의 질적 저하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따라 필요한 양만큼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한의협의 설명이다.

한의협은 “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은 홈쇼핑이나 인터넷, 백화점이나 상점 등에서 언제 어디서나 구입해 섭취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면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여 섭취할 경우 반드시 허위․과장광고가 아닌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