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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수출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3년여에 걸친 세계경제의 장기 불황 속에서도 우리는 지난해 6%선의 실질성장을 기록할 만큼 나름대로 어려운 성과를 거둬냈다.
세계의 여러 연구기관들의 예측으로는 아직도 경기회복의 확실한 조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전망이다. 그러나 2차석유파동 이후의장기침체를 부채질해온 미국의 고금리와 달러화강세가 약간씩 누그러지고 있는 추세를 지져보면서 하반기 이후의 점진적 회복을 조심스럽게 예견하고있다.
올해 우리경제의 향방도 거의 전적으로 이 같은 국제경제의 변화와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것 이 온당하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의 기동성이 발휘돼야할 필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특히 그 동안 깊은 주름을 미쳐온 수출부진을 어떻게 타개하여 세계경기의 미세한 변화기미를 기민하게 포착할 것인지가 큰 과제로 남게된다.
지난해에는 경쟁대상 국들이 세계적인 무역량감소로 수출절대 액의 감소를 겪는 동안 우리는 4·6%의 실질증가를 이룩했다. 이는 우리의 정상적인 수출역량이라기보다 수출종사자들의 부신의 힘을 다한 드라이브였다고 보는 편이 옮다. 문제는 이런 무리는 그 자체 부작용도 많지만 그 한계도 너무나 명백하여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초부터 수출전략을 면밀히 재점검하여 분기별 계획추진에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다.
무역협회가 조사한 l.4분기 수출전망으로는 전년동기보다 5·6%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산업경기를 나타내는 종합판단지수는 마이너스 36으로 아직도 저조하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 비하면 약간씩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동 협회의 추산이다. 정부의 계획으로는 올해 수출을 2백40억 달러 선으로 잡아 전년대비 10%정도의 실질증가를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을 지금단계에서 타당성을 논의하기에는 아직도 이를 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변수가 너무도 복잡하고 다양하다.
따라서 이는 하나의 정책의지로 보고 각 변수의 추이를 세심하게 주시하며 수출극대화에 국민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출에 관한 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선진공업국, 산유국들의 경기회복이다. 이 점에서만 보면 전망이 썩 밝지는 못한 편이다. 우선 미국의 실질성장이 2%선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일본도 3%선, 구주권은 1%선으로 각각 예측되고있어 급속한 회복세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에 전망이 일치하고있다.
이 경우 세계무역량도 3%의 실질증가를 크게 웃돌지 못할 것이 분명한데 이런 환경에서 10%의 수출증가를 이룩하려면 여전히 어려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주요 수출대상인 미국이 지난해 수입감소에서 올해는 5·6%선, 일본도 2·4%에서 6·5%선으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우리로서는 큰 원군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큰 애로를 겪었던 대 산유국수출은 올해도 석유공급과잉이 계속됨에 따라 여전히 현상유지조차 어려울 전망이다.
또 하나의 주요변수인 국제고금리와 원화의 고 평가는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하 추세에 따라 달러화의 약세화가 진전될 전망이어서 우리의 가격경쟁력에서 약간의 호전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상대적인 고 평가가 심했던 일본, 구주지역은 실세환율에 다시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어 환율인상의 압박은 그만큼 덜어지는 셈이다.
다만 선진국 경기회복 지연이 몰고 온 보호주의의 강화는 상당기간 장기화할 전망이므로 수출업계와 정부가 긴밀히 협조, 장기적인 대책이 세워져야할 것이다. 정부간 협상 못지 않게 수출산업 구조도 완제품, 저 기술, 저가품 중심에서 벗어나 우제품, 소재산업, 기술집약형으로 바꿔나가야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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