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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에 크리스마스 장식을…이런 깊은 뜻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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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도시 곳곳에선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이다. 서울시내 대형 백화점과 건물들도 화려한 조명과 네온사인으로 치장을 끝냈다. 반짝이는 트리가 세워진 시청광장은 한파에도 불구하고 밤이면 셀카를 찍는 인파로 북적인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지에선 크리스마스 장신구로 수염을 꾸민 남성들이 화제다. 장신구의 이름은 ‘수염 방울(Beard Bauble)’. 영국인 마이크 케네디(Mike Kennedy)와 폴린 애시포드(Pauline Ashford)의 아이디어로 처음 제작됐다.

광고 대행사 그레이 런던의 평범한 회사원인 두 사람은 사내용 크리스마스 카드에 들어갈 사진을 고민하다 수염 방울을 생각해냈다. 그리고 “여기에 좋은 의미를 담자”는 생각으로 제품의 수익금을 호주의 비영리단체 ‘비어드 시즌(Beard Season)’에 기부하기로 했다.

비어드 시즌은 악성 흑색종의 위험성을 알리는 단체다. 흑색종은 백인들에게서만 나타나는 피부병의 일종이다. 얼굴과 목 주변이 과도하게 햇빛에 노출될 경우 생길 수 있으며 피부병 중 피부암으로의 전이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 비어드 시즌은 많은 호주의 젊은이들이 흑색종으로 목숨을 잃는다고 주장하며, 호주 남성들에게 ‘수염을 기르고, 자주 피부 점검을 받을 것’을 제안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비어드 시즌이 인스타그램에 수염 방울을 착용한 남성의 사진을 올리자마자 그레이 런던에는 주문이 폭주했다. 현재 이 제품은 품절 상태이며 공식홈페이지와 이베이 등에서도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레이 런던의 대변인 올리 던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돈이 기부됐는지는 알 수 없다”며 “확실한 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더 많은 흥미를 끌 수 있는 다른 제품은 현재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직원들은 지금 퇴근해서도 수염 방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레이 런던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방울을 포장하는 사진이 업데이트돼 있다.

던은 “주문이 들어온 국가는 영국·미국 뿐 아니라 호주·이스라엘까지 10개 국가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수염 방울’의 가격은 한 팩에 12.5달러(약 1만3700원)이며 한 팩에는 다양한 색상의 방울 12개가 들어 있다.

김현유 인턴기자
hyunyu_kim@joongang.co.kr
사진 그레이 런던·비어드 시즌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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