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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cover story] 페스티벌 '알맹이' 채운 인재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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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가평군의 공무원들이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의 하드웨어를 만드는 이들이라면, AMP 인재진(41.상명대 겸임교수.사진)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준비하는 사람이다. 인 대표는 올해 창립된 아시아.태평양 재즈 페스티벌 기구(AJFO)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자라섬의 힘이 컸다.

"국제적인 재즈 페스티벌 보유 여부가 그 나라 뮤지션의 활동 범위를 결정합니다. 해외 뮤지션을 우리 페스티벌에 초청하면 우리도 초청받는 식으로 자연스레 교류가 되거든요. 그러면서 음악적으로도 발전하고요."

그러나 음악만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핀란드의 포리(Pori) 재즈 페스티벌 입장객 20만 명 중 공연 티켓을 구입하는 사람은 절반 이하랍니다. 꼭 음악에 관심이 있지 않더라도 즐길 거리를 찾는 사람들까지 배려해야죠."

그는 전원에 대한 동경, 휴식을 즐기려는 코드를 잘 건드린 게 악조건 속에서도 자라섬 페스티벌이 성공한 요인이라고 꼽았다. 그 자신도 전원 생활에 대한 동경을 실천하고 있었다. 가평에서 과수원 3000평을 임대해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페스티벌을 치르고 나니 가평이 좋아지더라고요. 사과밭 망친다며 걱정하는 주인 할아버지를 졸라 3년 임대 계약을 했어요. 재즈 사과를 브랜드로 만들어 보려고요."

동네 작목반에도 가입하고 '가평 클린 농업 홍보 대사'로도 뽑혔다. 농약을 굳이 안 쓰려고 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일이 바빠 농약을 제때 치지 못해 '본의 아니게' 무공해 사과를 키우게 됐다. 그러나 정작 고향(충남 당진)의 부모님은 일손이 부족해 과수원을 남에게 임대해 준단다.

"부모님이 아시면 안 되는데…. 게다가 재즈인가 뭔가를 한답시고 장가도 안 간다며 늘 걱정하시거든요."

고려대 영문학과 출신인 그의 친구들은 외교관.변호사.회사원 등의 번듯한 직업을 택했다. 그러나 그는 재즈가 뭔지, 공연 기획이 뭔지 설명해도 알듯 말듯한 '재즈 공연 기획자'가 됐다.

"대학생 때 색소폰을 불고 싶어 밴드에 가입했어요. 그런데 저한테 음악적 재능이 놀라울 정도로 없더라고요. 심지어 애국가 악보도 못 외웠죠. 그래서 악기랑 스폰서 구하고 부식을 조달하는 등 잡일을 전담했어요."

그러다 색소포니스트 강태환 선생과 인연이 돼 재즈 기획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10년 전만 해도 친구들이 그를 '양아치'라고 놀렸다.

"그런데 이제는 다들 제 생활을 부러워해요. 재미있어 보이나 봐요."

이경희 기자

■ 홈페이지: (www.jarasumjazz.com)

■ 티켓:
현장 판매 일일 입장권 성인 1만원, 청소년 5000원. 7세 미만 무료

■ 교통: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 앞-자라섬 직행 버스 (031-582-8356)
서울발 자라섬행 : 오전 11시~오후 7시
자라섬발 서울행 : 오후 8시~다음날 오전 1시(DJ 파티가 있는 첫날에는 오전 4시까지)
▶가평 터미널 031-582-2308. 자라섬행 무료 셔틀버스 운행
▶기차 경춘선(1544-7788) 가평역 하차 후 가평 터미널에서 자라섬행 무료 셔틀버스 이용
▶자가용(주차 무료)
서울 : 46번 국도 → 구리 → 남양주 → 청평 → 가평 6번 국도 → 양수리 → 45번 국도 → 샛터삼거리 → 46번 국도

■ 숙박 문의(호텔, 펜션, 모텔):
하늬 여행사 가평지사 031-582-8356

■ 홈스테이 정보 :
홈페이지 내 '홈스테이' 게시판. 1박 1인당 1만원.

■ 준비물:
긴 팔 옷, 돗자리, 간식. 취사 불가능(현장 먹거리 장터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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