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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구 죽음으로 복싱 사활론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프로복서 김득구의 죽음과 세계타이틀전의 연패등 82년은 한국프로복싱계에 충격과 실의를 몰고온 한해였다.
올해 세계프로복싱전반은 어떠했는가. AFP통신의 분석을 토대로 올한해 세계프로복싱을 종합해본다.
WBC헤비급 챔피언 「래리·홈즈」와 도전자 「제리·쿠니」와의 흑백대결, 슈퍼스타 「슈거·래이·레너드」의 조기은퇴, 프로복싱의 존재여부에 심각한 의문을 던져준 김득구의 죽음, 미들급통합챔피언 「마빈·해글러」의 무패진군, 4체급석권을 노리던 「알렉시스·아르게요」의 패퇴, 이상이 금년 한햇동안 세계프로복싱의 명암을 얼룩지게한 톱뉴스였다.
한국의 프로복서 김득구는 10월14일 라스베이가스시저스펠리스 호텔의 특설링에서 벌어진 WBA라이트급 타이틀매치에서 14회 챔피언 「레이·맨시니」의 강타를 맞고 다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입원 4일만에 23세의 젊은 나이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김은 다운된후 전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김의 어머니 양선녀씨는 의사들이 김이 소생의 가망을 전혀 보이지 않는 『진료상의 사망』상태에 처해있다고 하자 김으로부터 생명구조장치를 끊어버리는 『무서운』 결정을 내렸다.
김의 죽음후 뉴욕타임즈지는 『뇌를 때리는 것른 스포츠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미국에서 복싱을 금지시킬것을 촉구하는 일단의 그룹에 지지를 표명했다.
WBC헤비급 챔피언 「홈즈」와 백인도전자「쿠니」의 일전은 금년도 프로복싱계의 빅 이벤트.
25세의 젊은 도전자 「쿠니」는 『백인의 희망』이라는 기대를 걸고 6월11일 라스베이가스 시저스펠리스호텔 특설링에 올랐으나 33세의 노련한 챔피언 「홈즈」의 한수위의 테크닉과 스피드에 눌려 13회 TKO패, 백인챔피언 탄생의 꿈은 무산됐다.
챔피언과 도전자는 그러나 l천만달러씩의 대전료를 거머쥐었다.
웰터급 통합챔피언 「슈거 레이 레너드」의 조기은퇴도 프로복싱게의 충격적인 뉴스가운데 하나였다.
「로베르토·두란」(파나마) 「토머스·헌즈」(미국)등과의 대전에서 모두 4천만달러를 벌어들인 슈퍼스타 「레너드」는 미들급 통합챔피언 「마빈·해글러」와의 또다른 세기의 대결설이 나도는 가운데 지난 11월 26세의 한참 나이로 은퇴를 선언, 팬들을 놀라게했다.
「레너드」는 「헌즈」와의 대결에서 입은 눈부상이 악화, 지난5월 망막수술을 받았는데 수술후 완전회복된것으로 알려졌으나 영구부상의 위험보다는 링에서 은퇴하는 현명한 결단을 내렸다.
76년 몬트리올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로 프로데뷔후 33전32승l패를 기록한 「레너드」의 화려한 테크닉은 이제 두번다시 볼수없게 됐다.
머리를 삭발한 링의 난폭자「마빈·해글러」의 무패의 진군 또한 금년 프로복싱계의 빼놓을수 없는화제다.
미들급 통합챔피언인 「해글러」는 금년도에 2차례의 경기를 가졌는데 모두 6라운드만이 소요됐다.
동국인 도전자 「월리엄·리」는 1회전 종료공소리도 듣지 못했으며 다음도전자「풀헨시오·오벨메히아스」(베네쉘라)는 5회까지밖에 버티지 못했다.
「해글러」는 그러나 내년초 영국의 신예「토니·십슨」으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될것이다.
지난 11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는 WBA주니어웰터급 챔피언 「아론·프라이어」(미국)와 WBC라이트급 챔피언「알렉시스·아르게요」(니카라과) 간의 또다른 주목의 일전이 벌어졌다.
페더, 주니어라이트, 라이트급에 이어 사상최초의 4체급 석권을 노리는 「아르게요」와 「레너드」의 후계자로 물망에 오른 인기복서「프라이어」간의 일전은 「아르게요」의 우세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프라이어」의 일방적인 우세속에 무적을 자랑해온 「아르게요」의 14회KO패로 막을 내렸다.
링의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프로복싱의 철칙에따라 「아르게요」도 「사라테」나 「핀토르」 「고메스」 등의 전철을 밟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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