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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물온도는 39 40도가 적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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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목욕은 몸을 청결히 하는외에도 혈액 순환을 도와주고 생활의 피로를 풀어주는 훌륭한 건강법의 하나로 꼽힌다. 추운 날씨일수록 목욕탕을 더 자주 찾는사람도 있다. 이제 연말연시를 맞아 온천욕을 즐기려는 사람도 많이 늘어난다. 과학적인 목욕방법이란 어떤 것인지 전문가들로부터 목욕의 건강학을 들어본다.
잘만하면 몸에 유익한 목욕이 우리나라에서는 비과학적으로 이용되어 전체적인 목욕의 효과를 떨어뜨릴뿐 아니라, 오히려 해가되는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목욕에 대한 그릇된 통념을 너무나 많이 갖고 있다. 물은 뜨거울수록, 피부는 더 많이 자극할수록, 또는 비누칠을 많이해 때를 빡빡 벗겨낼수록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좋은 예다. 이같은 통념을 하나씩 깨기위해 우선 목욕의 매커니즘부터 살펴보자.
더운 물이 피부에 닿으면 피부와 그속을 지나는 혈관의 피가 데워져 체온이 오르고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혈류량이 증대되면서 세포의 대사작용도 증가한다. 대사가 늘어난만큼 산소와 영양분도 더 필요하게 되어 심장박동량이 증가한다. 생리적으로 수온이 화씨 1도 오를때 심장의 박동수는 10회정도가 늘어난다고 한다.
산소가 더 필요하니 호흡도 증가하고 호기를 통해 배출되는 수분의 양도 증가하며, 땀을 흘리게 되는것까지 겹쳐 체내수분은 감소되며, 비록 일시적이기는하나 혈압도 상승한다. 체표면적이 큰 사람일수록 탈수가 심한 것도 이때문이다.
물론 따뜻한 물은 동통을 감소시키고 생리적으로는 근육을 이완시켜주기도한다.
목욕은 이렇게 피부를 단련하고 관절염과 신경통등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당뇨병·심장병·암·빈혈·고혈압등을 갖고있는 환자에게는 오히려 악화시킬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하는 것이다.
흔히 우리나라 노인들은 무조건 뜨거운 물을 좋아하는데 노인과 열탕은 상극이라는 것이 연세대의대 조경자교수의 지적이다. 열탕은 일시에 많은 대사량을 필요로해 기능이 떨어진 각 기관들은 부담을 안게 된다.
또 말초혈관부전층이 있는 노인 당뇨병환자의 경우, 주로 족부말초혈관의 순환이 나빠 산소와 영양분와 부족현상으로 세포가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당뇨병의 위험한 합병증의 하나인 당뇨병성 괴저도 결국 이같은 뜨거운 탕 때문에 더 악화된다는 설명이다.
악성종양이 있는 경우도 뜨거운 물이 암세포분열을 항진시킬 뿐아니라 혈액순환이 잘되는만큼 세포의 전이도 쉽게 일어날수 있다고 조교수는 말한다.
노인의 경우 체온조절중추의 기능이 약해져 체온감각이 둔한 것도 너무 뜨거운 물을 찾는 요인이 된다며, 노인일수록 수온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충고한다.
그렇다면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는 적절한 수온은 얼마여야 할까.
관절염이나 고관절 치료등 질병의 치료목적일 경우는 섭씨 39∼40도까지 요구되는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온욕이라면 체온에서 2∼3도 높은 섭씨 39∼40도 범위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조교수의 얘기다. 또 부분욕보다는 전신욕일수록 온도는 더 낮아야한다고 말한다.
온·냉교대욕을 즐기는 사람도 많은데 가톨릭의대 안용팔교수는 혈액순환을 보다 활발히 하고 진통작용을 높여주는데 온·냉욕이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반드시 온탕에서 시각해서 온탕으로 끝내야 되며 전체목욕시간이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냉·온욕은 불면증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피곤하면서도 잠이 안올때 온탕에 들어앉아 물을 조금씩 빼면서 대신 섭씨13∼18도 정도의 미지근한물을 틀면 10분정도 지난후 잠이 쏟아지는데 이는 신경의 흥분상태가 가라앉기 때문이다.
또 물의 성분에 따라 목욕의 효과도 달리 나타나는데 안교수는 『유황천은 만성피부병· 관절염·신경통·신경마비등에 좋고, 라듐천은 진정작용이 있어 신경통·류머티즘등에 효험이 있다』고 말한다.
한편 피부과전문의 우태하박사는 목욕시 소위 때가 안밀릴때까지 벗겨내는 사람만큼 미련한 사람은 없다고 잘라말한다. 이런 결과로 생기는 피부의 상처(원발성 자극성피부염)도 문제가 되지만 사람에게 유익한 때마저 벗겨버려 피부의 기능을 약화시킨다는것이다.
따라서 검은때가 아닌 속때까지 물에 불려가며 일부러 벗겨내는것은 피부보호에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얘기다.
또 피부의 기름기가 없어지면 각질층이 땀이나 물에 잘 불어서 땀구멍을 막아 여드름등 피부질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기름기를 제거하는 비누의 사용은 가급적 피하거나 가볍게 하는것이 좋다고 저적한다.
우박사는 2∼3일에 한번씩 샤워를 하는것만으로 족하며, 더이상의 때를 벗길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얼굴이나 머리등 기름기가 너무 많믄 곳을 제외하고는 비누사용도 권장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팥다리나 허리등 겨울철 건조한 바람에 트기 쉬운 부위일수록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목욕이나 샤워후에 전신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것은 여름에 땀을 흘린 것과 같은 결과여서 피부호흡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수건으로 몸을 건조시킬 것을 권고한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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