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 칼럼] 피부 질환으로 알던 ‘건선’, 관절까지 위협할 수 있어

중앙일보

입력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

며칠 전 오랜 시간 필자의 진료실을 찾아 건선을 치료 중인 40대 여성 환자가 힘겹게 질문을 던졌다. 두-세달 전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 마다 손가락 발가락이 뻣뻣하여 움직이기 불편했는데, 단순한 피로 증상이라 생각하고 넘겼지만 최근 그 정도가 심해졌다고 했다. 증상을 듣고 보니 이미 건선을 앓고 있는 이 환자의 경우 건선성 관절염일 수 있겠다 싶어 각종 검사를 통해 건선성 관절염 진단을 내렸다.

위의 환자처럼 대부분의 환자들이 ‘관절이 아프면 정형외과에서만 상담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여 조기진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건선성 관절염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개 건선환자의 10% 정도에서 발병 할 정도로 건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동반 질환으로 단순한 관절의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건선성 관절염을 방치하다 자칫 변형이 시작되면 뼈와 관절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 진단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선성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다르게 조조강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조조강직이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고 움직이기 힘들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불편함이 없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동시에 특별한 이유 없이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붓고 통증이 동반되거나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건선성 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의심해 볼 증상이 한 가지라도 나타난다면 피부과 전문의와 적극적으로 증상을 논의하여 치료를 시작 해야 한다.

건선성 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여 영구적인 관절 손상을 막는 것으로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관절의 손상을 막고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보통 환자 상태에 따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항류마티스제, 생물학적 제제 등으로 치료하게 된다. 최근 건선성 관절염의 치료법으로 주목 받는 생물학적 제제는 관절 변형을 억제하는 효과도 입증하여 치료환경이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게다가 건선을 치료하는 약제 중 건선성 관절염에도 효과를 입증한 생물학적 제제도 있어 건선환자의 경우 함께 치료가 가능하다. 건선성 관절염의 경우 산정특례 대상 질환으로 치료비의 10%만 부담하면 되어 경제적인 장벽도 낮아졌다.

건선성 관절염은 질환의 증상과 정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가벼운 스트레칭 또는 산책과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고 유연성을 확보하여 경직증상을 호전시켜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시 전문의와 평소 운동 계획에 대해서도 충분히 상담할 것을 권한다.

건선성 관절염은 건선과 마찬가지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어서 치료의 시행과 중단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는데 질환이 호전양상을 보여도 전문의 조언에 따라 꾸준히 치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들이 작은 증상이라도 방치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하길 권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