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 ‘나가수’ 스타, 왜 이제야 음반 내느냐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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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는 江南通新 로고를 새긴 예쁜 빨간색 에코백을 드립니다. 지면에 등장하고 싶은 독자는 gangnam@joongang.co.kr로 연락주십시오.

지난달 2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록밴드 국카스텐(하현우·전규호·이정길·김기범)을 만났다. 마침 2집 앨범 프레임(Frame) 발매한 날이었다. 5년 만에 앨범이 나와서일까. 다들 들떠 보였다. 사실 11월 초 한정판으로 1000장을 먼저 발매했는데 판매 4시간 만에 매진됐다. “우리 좋아하는 사람이 그래도 1000명은 되나봐요.” (보컬 하현우)

 그렇다면 정식 앨범 발매 반응은 어땠을까. 하현우는 “예상대로”라며 “팬들은 늘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가 실망시켰다가를 반복한다”고 했다. 한정판만큼 반응이 뜨겁지는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우울해 할 국카스텐이 아니다. 하현우는 예의 그 카랑카랑하고 까불까불한 목소리로 “나중에 가치있는 앨범이 될 것예요, 두고 보세요”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국카스텐. 2008년 EBS스페이스 공감의 신인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에서 1등을 차지하며 데뷔했다. 이듬해 발표한 1집은 1만 장 넘게 팔렸고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하지만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건 2012년 가수들의 경연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MBC)를 통해서였다. 6개월 동안 5번 우승, 게다가 이은미·소향·더원과 가왕전까지 살아남으며 괴물밴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그 기세를 몰아가기는커녕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문제로 소송을 벌이며 1년 6개월 동안 무대에 서지 못했다. 당연히 앨범을 낼 수 없었다.

 소속사가 없으니 멤버들이 자비로 안산에 좁은 합주실을 빌려 연습했다. 말이 합주실이지 워낙 비좁은 탓에 멤버들은 이 공간을 ‘합주고시원’이라고 부른다. 빚은 쌓여만 갔다. 그래도 무대에 대한 갈증이 워낙 크다보니 이런 희생쯤은 모두 감내했다. 하현우 말대로 밴드가 공연을 못한다는 건 아홉 살짜리를 놀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으니까. 집 안에 갇혀있던 아홉 살짜리 국카스텐이 30~31일 블루스퀘어에서의 단독 공연에서 어떻게 놀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만난 사람=송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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