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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멋과 맛 뽐내며 낮엔 우아한 카페, 밤엔 화려한 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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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루의 내부 공간.

한국의 전통을 전파하는 동시에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교류의 장이었던 경회루에서 영감을 얻은 신개념 바가 서울 강남에 문을 열었다. 이 공간은 한식과 전통주를 바탕으로 개발한 메뉴와 고풍스럽고 현대적인 감각의 인테리어로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20~40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곳을 찾아가 봤다.

비밀스러워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색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4m가 넘는 거대한 벽과 기둥,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격자무늬 문양, 고급스러운 금색으로 꾸며진 공간은 마치 왕이 살고 있는 궁궐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고풍스럽고 우아한 공간이 밤이 되자 클럽처럼 변신한다. 화려한 조명과 공간을 가득 채우는 음악이 어우러져 술자리를 즐기는 이들의 흥을 돋운다. 정신 없이 춤추며 노는 클럽은 아니다. 한국적인 맛과 멋, 이야기를 여유롭게 즐기는 다이닝 바다.

한식·전통주 바탕 메뉴 개발

기획·설계에 참여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 왼쪽부터 시공을 맡은 장윤일 대표, 아워홈 신서호 부장, 패션 디자이너 홍승완, 아워홈 백지현 팀장,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치호, 외식 브랜딩 전문가 이성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1층에 문을 연 ‘루(Lu:)’는 경회루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됐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아워홈 외식&컨벤션 사업부 신서호 부장은 “경회루는 외국 사신에게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외국의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장소였다. 문화교류의 장이었던 곳”이라며 “한국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경회루의 ‘루’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루가 위치한 코엑스 컨벤션센터는 전시장·공연장·쇼핑몰·사무실이 몰려 있어 다국적 행사와 비즈니스 모임이 이뤄지는 곳이다. 연간 200회 이상의 전시회와 2500회 이상의 국제회의 및 이벤트가 열린다. 바로 옆에는 도심공항터미널과 특급호텔이 위치해 있다.

 코엑스는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정작 한국의 문화와 한류 콘텐트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 비즈니스 모임이나 박람회 때문에 코엑스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바쁜 일정을 쪼개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려 한다. 하지만 코엑스 주변에서 그런 곳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런 점에 착안해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맛과 멋을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통과 현대의 느낌이 어우러진 인테리어다. 서울 이태원의 명소로 떠오른 바, ‘글램 라운지’를 디자인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치호 대표가 디자인했다. 그는 곳곳에 한국 전통의 인테리어 요소를 접목시켰다. 한옥의 대문에서 모티브를 얻은 금속 장식, 격자무늬 창살을 활용한 기둥, 용을 그려넣은 아트월, 기와집의 처마를 연상시키는 천장 장식 등 한국적 정서를 담아냈다.

김 대표는 “경회루의 핵심적인 요소를 재현하되 과거의 양식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한국적인 인테리어를 촌스럽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국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고 모던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오후 9시부터는 클럽 분위기

밤엔 조명·음악이 바뀌면서 클럽처럼 변신한다.

내부 컨셉트가 낮과 밤에 완전히 달라지는 점도 눈에 띈다. 낮에는 가벼운 식사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 겸 델리로, 오후 6시부터는 칵테일과 여러 가지 주류를 즐길 수 있는 클럽 겸 다이닝 바로 운영된다.

오후 9시가 되면 현란한 조명이 켜지면서 DJ박스를 통해 경쾌한 하우스 음악이 흘러나온다. 루의 전체적인 컨셉트 총괄감독을 맡은 외식 브랜딩 전문가 이성민씨는 “술집은 많지만 30, 40대가 여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고급스러운 바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경회루에서 연회를 즐기듯 품격을 갖추고 음식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낮과 밤의 컨셉트를 달리했다”고 설명했다.

직원 유니폼, 한복 느낌 살려

루는 인테리어는 물론 시공과 직원 의상까지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시도했다. 인테리어 시공은 그랜드 하얏트 호텔·신라호텔·조선호텔 등 특급호텔 시공으로 유명한 시공사 ‘계선’의 장윤일 대표가 맡았다. 직원들의 유니폼은 홍승완 디자이너가 담당했다. 한복 바지처럼 폭이 넓은 바지와 저고리 느낌의 조끼 등 과거의 복식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리기 위해 흥미로운 디자인 요소를 가미했다. 홍승완 디자이너는 “직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함이다. 일할 때 편안한 의상을 만들기 위해 신축성 있는 원단을 선택해 스타일과 활동성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설명했다.

 아워홈 외식마케팅팀 백지현 팀장은 “인테리어부터 음식, 직원들의 스타일까지 한국 문화와 스타일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며 “한국, 특히 강남 지역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의 대표 공간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신도희 기자 ,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아워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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