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붕등에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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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늘밤이 D데이가 아닌가 한다면서 뭘 꾸물대느냐고 나무랐지만 결국 아무런 손도 써보지 못한채 검거선풍에 휘말리고 말았다. 죽산이 구속된뒤 홍은 기왕 일은 벌어졌고 네가 주동이 돼 발신인을 상이군인으로 해서 <진보당에는 우리전우들도 많이 있다. 절대로 공산당과 야합할리 없다. 죽산은 상이군인을 위해서도 힘을 써주었다>는 요지의 편지를 써서 이기붕의장·내무장관·조인구검사 앞으로 계속 보내라고 했다. 그무렵 신문에 「이의장에 괴편지」라고 보도된 것은 여명회의 내 친구들이 상이군인의 이름으로 보낸 편지를 말한것이다. 그후 1심에서 나는 무죄선고를 받아 풀려난뒤 홍을 수소문해 찾아갔더니 사전에 검거정보를 전해준것이 탄로나 구속돼 심한 고문을 당했다면서 자리에 누워있었다.
홍은 나를 보고 <진보당에 똑똑한 사람들이 있는줄 알았더니 ××들만 있어가지고 죽산도 못살리고 나도 이꼴로 만들었다>라고 푸념했다』라는 것이 권피고인의 진술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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