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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분위기 좋다더니…분양가만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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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경기도 성남시 수내동에 사는 손모(39)씨는 이달 5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위례신도시 우남역 푸르지오 견본주택이 문을 여는 날이기 때문이다. 크게 세 개 권역으로 나뉘는 위례신도시 내에서 이 단지는 성남권역에 속한다.

하지만 이 아파트 견본주택은 5일 아침 오픈이 연기됐다. 분양가 승인을 받지 못해 청약 일정을 잡기 애매해진 대우건설이 견본주택 문을 열지 않기로 한 것이다.

같은 날 분양하기로 한 아트리버 푸르지오만 12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우남역 푸르지오는 내년으로 분양이 연기됐다.

기다리던 아파트 청약이 미뤄져 실망한 손씨. 하지만 그는 곧 더 큰 실망을 하게 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단지인 데도 예상보다 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될 것으로 보여서다. 대우건설이 책정한 평균 분양가는 3.3㎡당 1780만원선이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라 성남시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가격이 크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성남시 분양가심의위원회는 분양가를 낮추라고 제시했고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재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손씨는 “1년 전에 서울 송파권역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들은 3.3㎡당 1730만원선이었는데 성남권역인 데다 입지도 더 떨어지는데 분양가가 더 비싸다니 사야하나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올 들어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아파트 분양가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지난 4~5년간 아파트 분양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서울 99㎡형 새 아파트 분양받으려면 6억5000만원 있어야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아파트가 잘 팔리지 않자 업체들이 미분양을 팔기 위해 너도 나도 가격 할인에 나선 영향이다.

최근 위례신도시, 서울 강남권, 서울 마곡지구, 세종시 등을 중심으로 경쟁률이 오르고 청약 열기가 달아오르자 분양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공급된 아파트(9일 기준)는 23만7697가구다. 이 중 1순위에서 마감한 아파트는 37.7%로, 지난해(24.9%)보다 늘었다.

분위기가 좋아지자 분양가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청약 접수를 받은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 1153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41만원 올라 12.9% 상승했다.

서울·수도권 새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624만원이다. 지난해보다 3.3㎡당 131만원 올랐다. 공급면적 99㎡형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지난해는 4억4790만원이 들었지만 올해는 4억8720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특히 서울은 위례신도시, 강남권 재건축 단지, 용산 재개발 단지 등 분양이 활발하면서 3.3㎡당 2164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325만원 올랐다.

광역시는 1년새 120만원 올라 3.3㎡당 880만원, 나머지 지방은 95만원 올라 3.3㎡당 755만원이다. 닥터아파트 권일 소장은 "내년 3월 청약제도 개편 후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분양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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