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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론 국내양산의 의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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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일제당 유전공학 연구실이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인터페론을 생산했다는 사실은 유전공학이 갖는 무한한 가능성을 생각할 때 커다란 성과로 평가된다. 인터페론의 생산,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유전공학기술을 축적하게되면 유전자 조작법에 의한 각종 인체물질(호르몬 등) 의 생산, 세포융합에 의한 단크론 항체의 개발, 조직배양에 따른 우량종의 식물생산 등 연구방향에 따라서는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의 성과는 국내기술진의 개가로 볼 수 있으며 또 인터페론을 싼값에 대량공급, 서민들의 질병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인터페론생산방법>
인터페론을 생산하는 방법은 현재까지 4가지가 개발돼있다.
첫째는 74년 핀란드의「칸텔」박사가 개발한 백혈구 배양법이고, 둘째는 유전공학적인 기술을 이용한 세포배양법이며, 세번째는 인터페론생산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떼어내어 대장균에 심어준 다음 증식하는 유전자 재조립방식이다. 네번째로 쥐의 일종인 햄스터를 이용, 인터페론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일본의 하야시바라(임원)연구소가 이용하고 있다.
백혈구배양법이란 사람의 혈액에서 백혈구만을 골라낸 뒤 배양액에 넣고 여기다 인터페론을 생산하도록 자극을 주는 유도물(바이러스)을 넣어주는 것.
이때 백혈구가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해 생산하는 인터페론을 분리, 정제한 것이 백혈구배양법에 의한 인터페론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혈액1ℓ에서 1백만 단위 밖에 생산할 수 없어 사람의 혈액이 대량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고 순도가 높지 못하다는 결점을 갖고 있다. 백혈구 배양법에 의한 인터페론 생산은 81년부터 국내에서 성공, 소규모로 제품화되고있다.
유전공학기술을 응용한 세포배양법은 백혈구배양법에 비해 좀더 정밀한 기술수준을 요구한다. 이번에 제일제당유전공학연구실이 인터페론생산에 사용한 세포는 나말바 세포로 이 세포는 인터페론을 생산할 수 있는 임파아구세포와 무한분열을 가능케 하는 종양세포가 융합돼있는 세포.
핵융합법에 의해 이 같은 세포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으나 제일제당유전공학연구실은 자연적으로 융합상태에 있는 나말바 세포를 구해 송아지의 혈청 등 특수합성배지에서 대량 배양시긴 것이다. 나말바세프에 유도물인 센다이 바이러스를 넣어주면 임파아구세포가 계속 증식되면서 인터페론을 생산, 이를 정제하면 상당한 순도를 갖는 인터페론을 대량 얻어낼 수 있다.
이 방법은 30ℓ 발효조의 경우 하루 혈액 3ℓ와 맞먹는3백만 단위씩은 생산해 낼 수 있는 데다 혈액을 사용하지 않아 인터페론의 생산비가 싸고 반 연속적으로 생산이 가능해진다. 세포배양법은 영국의 웰컴사가 개발한 이래 일본의 녹십자, 도오레이, 스미또모화학 등이 연구를 마친 단계에 있다.
미국의 제넨테크사, 일본의다께다(무전)제약 등은 유전자재조립 기술로 인터페론을 생산, 현재 임상실험 중에 있다. 이들 회사는 인체세포 중 인터페론생산 정보를 갖는 섬유아 세포·면역T 임파구세포 등에서 정보가 되는 유전자를 빼내 대장균에 접합 생산하고 있다.
이 방법은 순도 높은 인터페론을 대량으로 얻을 수 있지만 DNA에서의 유전자절취·재결합동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인터페론의 이용>
인터페론은 그 이름이 갖고있는 의미처럼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방해하는 물질이다.57년 영국의「앨리크·아이자크」와 스위스의「잔·린데만」에 의해 발견된 이후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항암제로서의 효과가 크다는 연구보고가 나오고 나서부터 각광을 받게됐다.
그 후 78년 제넨테크사에 의해 대량생산 법이 개발되고 나서부터 일부국가에서 암 및 바이러스 질환치료제로서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사이 백혈병·유방암·골수종·골육종·후두암·비강암 등에 효과를 보이고 수술 후 사용하면 재발을 막는다는 논문이 나왔었다.
그러나 인터페론이 아직 확고한 항암제의 자리를 굳힌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임상실험이수년간 실시돼야만 확실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최근에는 암의 종류에 따라 전연 반응하지 않는다는 보고와 일부 암에 효과를 보인다는 보고가 엇갈려 나오고 있는 상태다.
암에서는 그렇지만 각종 바이러스질환예방 및 치료제로서의 인터페론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수두·대상포진·헤르폐스성병등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질환에 인터페론연고 등을 바르면 거짓말처럼 하루만에 낫는다는 보고는 각 국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나오고있다.
또 영국에서의 실험은 희석된 인터페론을 지원자들 코에 분무하는 것만으로도 독감환자 속에서 전염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어 독감 및 감기의 치료제나 예방제로의 가능성이 높다.
충분한 임상실험을 거친다면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들, 예를 들면 간염이나 뇌염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유전공학전망>
유전공학은 핵심이 되는 유전자조작·세포융합·핵치환 등의 기술과 주변기술인 세포배양·발효·효소생산 등으로 나뉜다.
정부는 국책과제로 핵심기술을 개발키 위해 83년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키로 확정했다.
유전공학기술이 정착되면 세포의 배양만으로 생체를 만들어 내는 조직배양(예=우량종감자세포로 시험관서 완전한 감자생산),암치료제의 가능성이 있는 단크론항체생산, 줄기는 토마토, 뿌리는 감자가 열리는 포메이토의 생산이 가능해진다.
그 밖에도 인슐린 등 수십 가지의 생체 물질을 만들어 이것이 부족한데서 생기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고, 몽고증·혈우병등 유전자 이상에 의한 질병 등도 예방할 수 있다.
유전공학은 비록 선진국이라 해도 70년대 후반기에 출발했으므로 기술격차가 비교적 덜한 첨단과학분야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바짝 따라붙는다면 다른 분야보다는 쉽게 선진대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있다.<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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