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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iday] 연말 선물, 이건 어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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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등 선물할 일 많은 연말엔 어떤 선물이 좋을까. 만약 대상이 여성이라면 화장품이 안전하다. 나이가 많든 적든, 꾸미기에 관심이 많든 적든, 화장품을 안 쓰는 여자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화장품이 좋을까. 江南通新이 온라인 및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20~60대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선물로 받고 싶은 화장품은 향수(31%)였다. 그 다음으로는 안티에이징 에센스와 안티에이징 크림, 페이셜오일, 립스틱 순이었다. 하지만 연령별로 원하는 화장품은 달랐다. 20~30대는 향수를 가장 받고 싶다고 답했지만 노화가 진행되고 있는 40~50대는 안티에이징 에센스를, 60대는 안티에이징 크림을 원했다.

디올 향수 쟈도르
당신, 우아하면서도 당당한가요

황금빛 드레스를 입은 샤를리즈 테론이 베르사유궁 안으로 들어선다. 마치 서커스에서나 볼 법한 긴 황금색 천이 천장에서 내려오자 샤를리즈 테론은 주저없이 그 천을 긴 다리로 휘감으며 위로 오른다. 건물 꼭대기에서 그가 보는 장면은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만한 거대한 미래도시다. 서울은 물론 상하이와 두바이 등 급속도로 발전하는 세계 각국 도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가상의 공간이다. 이 도시를 내려다 보며 샤를리즈 테론이 말한다. “황금빛 미래(Future is gold).”

 이 영상은 사진작가 장 밥티스트 몬디노가 연출한 디올 향수 쟈도르의 광고다. 2004년부터 쟈도르의 뮤즈가 된 샤를리즈 테론은 올해 한층 더 아름답고 강인해졌다. 쟈도르가 추구하는 시대를 앞서가는 진취적이고 자신만만한 여성상을 눈빛과 몸짓으로 보여준다.

 이 광고가 담으려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향수는 향기로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향이 좋다해도 이를 뿌리는 이의 이미지와 잘 어우러져야 향수는 비로소 완성된다. 그렇다면 쟈도르는 어떤 여성에게 선택받기를 원할까. 우아하게 여성성을 한껏 발산하면서도 진취적인 태도로 당당함을 겸비한 사람이다. 쟈도르는 1999년 처음 세상에 나올 때부터 이런 여성상을 그려왔다.

 날렵하면서도 동시에 풍만한 쟈도르의 향수병 실루엣은 이를 잘 보여준다. 여성의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엉덩이를 강조했던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의 ‘뉴룩’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골드 링을 켜켜이 쌓아 장식한 건 아프리카 여인의 긴 목을 떠울리게 하기도 한다. 쟈도르의 목 부분을 ‘암포라’(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몸통이 불룩 나온 긴 항아리)라고도 부르는데 디올은 암포라를 만들기 위해 이탈리아 무라노의 유리 장인과 디올의 주얼리 세공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쟈도르라는 이름으로 5가지의 각기 다른 향수가 나온다. 쟈도르 압솔뤼, 쟈도르 로르, 쟈도르 베일 드 퍼퓸, 오 데 퍼퓸, 오 데 뚜왈렛이다. 그중 최상위 향수가 ‘쟈도르 압솔뤼’다. 모든 쟈도르 향수에 구하기 힘든 여러 꽃 성분을 사용했지만 압솔뤼에 유독 더 공을 들였다. 프랑스 그라스 지방 장미와 재스민 꽃을 몇 차례의 증류 과정을 거쳐 추출액(앱솔루트)을 만든 뒤 넣었다. 디올 조향사인 프랑스와 드마쉬가 이 향수에 “완벽한 성분”을 사용했다고 할 만큼 성분 추출과 조향 과정이 까다롭다.

 디올은 이번 연말에만 특별하게 선보이는 한정기획 상품을 내놨다. 향수에 바디로션을 추가로 담고, 특별히 디자인한 선물 패키지에 담아주는 상품이다. 예컨대 ‘쟈도르 쥬얼 박스’는 50mL나 100mL 용량의 쟈도르 오 데 퍼퓸을 사면 쟈도르 향이 담긴 바디로션을 추가로 증정한다. 또 쟈도르 심볼 컬러인 황금빛 리본으로 장식한 선물 상자에 포장해 준다. 이밖에도 디올에서 가장 오래 역사를 가진 향수 미스 디올 역시 홀리데이용으로 특별 디자인한 상자에 담아준다.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23개의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만 한정 판매한다.

바이레도 향수 블랑쉬
한 여자를 위한, 이젠 모두를 위한 향수

예쁜 잉크병. 국내 출시한 바이레도의 모든 향수는 고풍스런 잉크병을 연상시킨다. 납작하고 투명한 유리병에 반짝이는 검정 조약돌을 뒤집어 올려놓은 듯한 뚜껑.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이 시선을 잡아 끈다.

 분더샵, 마이분 등 최신 트렌드를 모아놓은 패션 편집숍엔 늘 바이레도 향수가 있다. 낯설어서 더 관심이 가는 이 향수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한 니치 향수 브랜드다. 바이레도(BYREDO)는 ‘향기에 의한’이라는 뜻을 가진 ‘바이 레돌런스(By Redolence)’의 줄임말로, 향기로 추억을 되살려주겠다는 창립자 벤 고헴(41·사진)의 철학이 담겨 있다.

 현재 바이레도의 CEO이기도 한 벤 고헴은 33세 젊은 나이에 바이레도를 만들었다. 농구선수 출신에 스톡홀름 예술학교 ‘에콜 드 보자르’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미술학도라는 독특한 경력을 가진 그는 평소 향에 관심이 많았다. 유명 조향사들을 찾아 다닌 끝에 세계적인 조향사 올리비아 자코베티와 제롬 에피네트를 만났다. 이 두 조향사는 벤 고헴이 원하던 바로 그 향과 이미지를 담아 향수로 만들어 냈고, 벤은 이 향수로 바이레도를 설립했다.

 바이레도는 모든 것이 단순하다. 그래서 명쾌하다. 패키지뿐 아니라 향도 그렇다. 패키지에 붙어있는 라벨조차 하얀 종이 위에 브랜드와 향수 이름, 종류, 만든 나라 이 네 가지만인 검정글씨로 적혀있을 뿐이다. 이 패키지는 디자이너 크리스찬 할로드와 벤 고헴이 함께 작업했다. 벤 고헴은 패션잡지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찬 할로드와 나는 소비자들이 향수의 화려한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고 온전히 향에만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는데, 디자인 측면에서 찾은 해답은 단순함이었다”고 했다.

 향을 편견없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패키지를 단순하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사실 바로 이 단순함이 향에 대한 그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그는 향수의 기본이 되는 원료 수를 최소한으로 제한했다. 향수에 명쾌한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혼합하는 방법 역시 최대한 절제해 원료가 가진 고유의 향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했다. 마치 싱싱한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과도한 조리나 양념을 절제하는 셰프처럼 말이다.

 바이레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향수는 ‘블랑쉬’다. 프랑스어로 ‘흰색’이라는 뜻인 블랑쉬는 바이올렛 꽃 향기를 맑고 부드럽게 표현해낸 향수다. 블랑쉬는 사실 벤 고헴의 특별한 사연이 담긴 향수이기도 하다. “특별한 한 여성을 생각하며 만든 향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의 투명한 향기와 함께 그 여인의 순수한 면을 향수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바이레도 향수 중 블랑쉬 못지 않게 인기를 끄는 건 ‘발 다프리크’와 ‘집시워터’다. 따뜻하고 달콤한 향의 발 다프리크는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전위주의(아방가르디즘)와 아프리카 문화를 함께 표현했다. 은은한 나무냄새가 나는 집시워터는 집시의 라이프스타일에 찬사를 보내는 향수다. 집시들이 신성시하는 대지와 깊은 숲 속의 느낌, 캠프 파이어 이미지를 표현했다.

시슬리 향수 오 뒤 스와르
당신에게 허락된, 밤에만 향을 내는 쓰랭가 꽃

시슬리는 2001년 이후 연말마다 대표향수 ‘오 뒤 스와르’의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을 내놓는다. 원래 투명한 유리병에 담겨있는데 해마다 특색있는 패키지로 바꿔 새로운 스타일로 선보인다. 올해는 사바나 지대 일몰 풍경과 밤이 되기 전 더 짙어지는 파란 하늘 색에서 영감을 받아 강렬한 청색과 금색이 교차하는 얼룩말 무늬로 패키지 디자인을 했다. 원래 오 뒤 스와르의 심볼인 스페인 조각가 브로니슬로 크리스토프가 조각한 18K 골드의 여자 얼굴 뚜껑은 그대로 사용했다.

 이 향수는 시슬리 창업자 위베르와 이사벨 도르나도 CEO 부부가 특히 애정을 더 쏟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이자벨 도르나도가 자신을 위한 맞춤 향수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밤에만 향기를 낸다는 쓰랭가 꽃 향을 넣은 향수를 만들어 썼는데, 이 향기를 맡은 사람들이 판매를 요청해 1990년 정식 제품으로 출시했다.

 시슬리는 향수는 물론 바디크림을 함께 주는 한정판 기획세트를 출시했다. 향수 한 병을 사면 50~150mL 용량의 시슬리 바디크림을 덤으로 얻는 셈이다. 30mL 오 뒤 스와르 향수 세트(50mL 바디크림 포함)는 14만원, 100mL 세트(150mL 바디크림 포함)는 28만원. 단, 이 패키지에 담긴 향수는 한정판이 아니라 원래 출시되는 패키지의 향수다.

디올 립 글로우
연아는 은퇴했지만 '연아 립스틱'은 여전히 현역 스타

광고를 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2009년 국내에 출시하자마자 단 일주일새 2000개 이상 팔렸다. 심지어 어떤 매장에선 품절로 100명 이상 대기를 걸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통 출시 후 석 달에 300개 정도 팔리면 ‘히트작’이라고 부른다”며 “출시 5년이 지난 지금도 하루에 1000개 이상씩 팔리고 있으니 빅히트”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난해엔 김연아 선수가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에서 바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김연아 립스틱’으로 더 유명해졌다.

 전쟁 벌이듯 홍보·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화장품 업계에서 입소문만으로 스타가 된 립스틱. 바로 디올 립 글로우다. 사실 이 제품은 립스틱이 아니라 립밤이다. 하지만 입술의 수분 정도에 따라 컬러가 달라져 바르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컬러가 나온다. 립밤이라 확실히 유분이 겉돌지 않고 수분이 많아 입술이 편안하다. 게다가 본인 입술 수분에 반응해 컬러가 바뀌다 보니 피부색과 잘 어울린다. 인위적으로 화장한 느낌보다 혈색이 좋아 보이는 이유다.

 입술을 보호하는 야생 망고와 수세미 추출물이 들어있고 자외선차단 기능(SPF10)이 있다. 핑크와 코럴, 두 가지 컬러가 있다. 3.5g 3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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