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컴퓨터 침입 중국 해커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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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 연방수사국(FBI)이 눈에 불을 켜고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를 뒤쫓고 있다. CNN은 26일 미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미 정부의 컴퓨터에 침투하려던 해커 중 상당수가 중국의 웹사이트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또 "FBI가 해커들을 추적하고 있으며 이 사건에 중국 정부가 관여했는지를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CNN 등에 따르면 FBI 사이버 범죄수사팀은 최근 수년간 중국 사이트를 이용해 미 정부 컴퓨터망을 뚫는 데 성공한 수백 건의 사례를 찾아냈다는 것이다. 주 표적이 된 기관은 국방부를 비롯, 에너지부와 국토안보부 등이었다. 해킹을 당한 컴퓨터망에 저장된 정보 중 군사기밀로 분류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정보들을 종합.분석할 경우 극히 예민한 고급비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 정부는 매우 당황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는 2003년 5만4000건이던 미 정부 컴퓨터 해킹 시도가 지난해 7만9000건으로 급증했으며, 이 중 국방부를 대상으로 한 것이 1300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해킹 사건에 대해 미 정보기관들은 중국 정부가 간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인민해방군에 설치된 '정보전 전담팀'이 암시하듯 중국 군부가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 국방부는 최근 중국 사이트를 통한 컴퓨터 접속과 파일 전송에 대해 특별 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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