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장관이 대통령에게 직언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중견 건설회사의 회장들이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26일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들은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건설경기가 급속히 나빠질 것이 우려된다"며 "장관께서 마음을 강하게 먹고 대통령에게 직언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중견 건설사 회장단들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추병직 장관 초청 조찬 간담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불러올 후유증에 대해 걱정을 표명했다. 이들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해 과잉 반응을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고담일 회장은 "현재 일부 지역만 부동산 분양이 되고 다른 곳은 전혀 안 돼 건설사가 철수하는 사례도 있다"며 "부동산 대책 발표로 인해 어려운 건설 경기가 더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명종건의 지승동 회장은 "좋은 말씀만 드리려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아니고 쓴소리도 해야겠다"며 "과거 경기가 나쁠 때는 전매제한을 완화하고 양도세를 줄였는데 집값이 올랐다고 다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더 고통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견 건설회사 회장들은 병의 진단이 제대로 돼야 올바른 처방을 할 수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해법과 다른 시각을 내놨다. 회장들은 집값이 오르는 이유를 땅값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땅값이 비싸다 보니 택지 확보에 많은 돈이 들어가 결국 분양가도 올라가고 주변 집값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회장들은 이런 문제의식에 따라 "정부는 건설사들이 싼 가격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토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들은 또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용적률을 높여 초고층 빌딩을 짓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 정책을 재고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추 장관은 "올바른 시장을 만들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건설업체들이) 다소 힘든 시기를 겪을 수 있겠지만 조금만 참아 달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