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림의 날 공휴일로 지정|가꾸는 마음 기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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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인규<공무원·서울 동대문구 장안2동 장안apt 82동 5l0호>
11월6일부터 육림주간이다. 식목일이 나무를 심는 날이라고 한다면 육림의 날은 심은 나무를 가꾸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는 그 동안 가꾸기보다는 심는데 치중하여 해마다 수억 그루의 나무를 식재해 왔으나 산림은 아직도 매우 빈약한 상태에 있다.
해마다 식목일이 되면 연례 행사처럼 매스컴을 비롯한 각 기관에서 나무 심는 문제로 떠들썩하지만 식목일이 지나고 나면 사람들의 관심은 ,사라지고 만다. 그저 심기만 하면 자랄 것이라는 그릇된 사고방식이 우리 나라 임업발전에 커다란 저해 요인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나무는 가꾸지 않으면 목재로서 가치가 없다. 잡목을 솎아주고 비료를 주고 가지를 쳐줄 때 곧게 뻗은 훌륭한 재목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육림의 날은 식목일보다 오히려 더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국토의 3분의2이상이 산림인 우리 나라는 식목일처럼 육림의 날도 공휴일로 지정하여 범국민적으로 나무가꾸기 운동을 실시한다면 우리의 산림은 해가 다르게 울창해지고 몇십년 후에는 목재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산림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앞으로 다가올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때문에 수도 녹화사업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아름답고, 푸른 도시를 만드는 일은 시민들의 가로수를 가꾸는 정성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가정이나 학교·회사 근방의 나무를 자기자신의 것처럼 생각하고 뿌리 부근의 땅을 함부로 밟지 않도록 하며 상처를 내지 않도록 하고 물을 주고 비료를 주는 정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 주변의 가로수는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나무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정직하다. 우리가 아끼고 사랑할 때 나무는 우리에게 무한한 혜택을 베풀어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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