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투자 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 성패는 전용률(분양면적 중 실제 사용 가능한 면적의 비율)과 분양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주상복합 소비자들의 투자 행태가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가 서울에서 분양된 주요 주상복합아파트 계약률과 분양권 시세를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은 아무리 입지가 좋고 브랜드 파워가 크더라도 가격경쟁력이 있고 공간활용도가 높은 아파트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당 분양가가 같아도 전용률이 높은 아파트는 초기 계약률(당첨자를 발표하고 난 직후 맺는 계약)이 1백%를 기록하고 분양권에 웃돈이 많이 붙는 반면, 전용률이 낮거나 가격이 비싼 아파트는 외면받고 있다.

인엑스하우징 정무근 이사는 "최근 2년 동안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이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이 상품으로 고르는 기준이 까다로워졌다"며 "그동안 형성된 거품이 빠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분양된 두산위브 주상복합아파트(21~33평형 76가구)는 계약 당일(4월 30일) 1백% 계약했다. 많은 주상복합아파트가 높은 청약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계약률이 50%를 밑도는 것과 달리 이 아파트는 청약경쟁률(83대 1)의 열기가 계약으로 이어진 것이다.

분양가가 평당 1천5백만원대였으나 전용면적 비율이 81%로 높았던 게 주효했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분양가가 평당 1천8백50만원대로 올 초 분양된 인근 P주상복합의 평당 2천10만원, D주상복합의 2천만원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P.D아파트는 초기계약률이 30%대에 머물렀다.

서울 송파구에서 지난 3월 분양된 S주상복합도 평당 1천2백만~1천3백만원대로 입지여건에 비해 분양가가 비싸다는 지적이 많았다. 소비자들은 지난해 11월 분양된 잠실 롯데캐슬골드보다 입지 여건과 단지 환경은 나쁘면서 분양가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흠으로 지적했다.

이 아파트는 초기 계약률이 40%를 밑돌았으며 현재 잔여분을 팔고 있다. 미래D&C 유진열 이사는 "특히 중소형 주상복합아파트는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분양가가 비싸면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용률 차이는 분양권 웃돈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같은 평형에 같은 값이라면 전용률이 높아야 실 사용면적이 넓어지고 실제 분양가(혹은 매매가)도 싸게 먹힌 꼴이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 하이페리온 1차아파트의 전용률은 74%고 2차는 84%다.

이 때문에 다음달 입주하는 하이페리온 1차 56평형(전용면적 41.8평)의 경우 매매가가 로열층 기준 7억5천만원선인 반면 하이페리온 2차 56평형(전용면적 47.06평)은 입주가 2006년 11월로 3년 반이나 남았지만 로열층 매매가가 7억8천만원이다.

하이페리온 2차가 1차보다 단지 규모가 크고, 조경시설이 좋다해도 입주 시점 차이가 큰 것을 감안하면 전용률의 영향이 크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초동의 포스코 더샾 주상복합아파트도 분양한 지 불과 6개월 지났지만 37평형(전용면적 29.5평)의 분양권에 최고 8천만원의 옷돈이 붙어 있다. 반면 3년 전 분양한 인근의 S주상복합 35평형은 전용면적이 20평밖에 되지 않아 웃돈이 최고 3천만원에 불과하다.

황성근.서미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