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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권공사 교통대란 오나] 달라지는 교통 시스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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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에 대비해 마련한 교통대책에 따르면 7월 청계고가를 뜯어내는 순간 도심 교통체계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진다. 버스 노선부터 이면도로 차등차로제까지 크고 작은 대책이 20여개에 이른다.

우선 신답네거리와 신설동교차로 사이 하정로에는 천호대로부터 이어지는 중앙 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된다. 하정로와 함께 도심 동서축 소통을 분담하고 있는 마장로(마장삼거리~동대문운동장)와 왕십리길(한양공고~왕십리교차로)에는 시간대별로 차로의 수가 바뀌는 가변차로제가 실시된다.

현재 경찰의 제동으로 7월 실시가 연기된 미아.도봉로의 중앙 버스전용차로제도 경찰과의 재협의가 끝나는 대로 강행할 방침이다. 이와 맞물려 미아고가도 철거된다.

또 미아로와 이어지는 창경궁로.대학로.돈화문로에는 교통량이 많은 쪽에 차로를 몰아주고 반대방향은 한두 차로만 남겨두는 차등차로제가 시행된다. 이를 위해 원남고가를 철거하고 있다.

남산 1호터널 북단 교차로도 청계.삼일고가 철거와 함께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한국은행 앞 회현교차로와 광교교차로에서는 좌회전을 할 수 있게 신호체계가 바뀐다.

이 밖에 간.지선 체계의 버스노선 개편이나 동대문운동장~을지로~남대문 등을 운행하는 도심 순환버스 도입도 청계천 복원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제시된 내용들이다.

시 관계자는 "청계천로에도 주변 상인들을 위해 편도 2개 차로와 조업주차 공간 한개 차로를 확보해 주기로 한 만큼 공사기간 중 교통체증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변차로제나 차등차로제 등은 기존 도심 교통 체계에 익숙해져 있는 시민들의 도로이용 패턴을 확 바꾸는 것들이라 시행 초기에는 큰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별적으로는 효율적이더라도 도심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될 경우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朴用薰)대표는 "일방통행제나 중앙 버스전용차로제 등은 효과는 제한적이면서도 다른 지역의 교통 흐름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운전자의 통행 패턴은 단시간에 바뀌지 않으므로 정책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최소 한달 이상의 적응기간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계3가에서 공구상을 운영하고 있는 김형준(45)씨는 "청계고가를 철거하기 전에 시가 제시한 교통대책들을 단 몇주 만이라도 시범 운영해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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