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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없는 감기 예방, 가장 쉬운 방법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일러스트=강일구

날씨가 추워지면서 여기저기서 콜록대는 소리가 들리네요. 요즘처럼 건조하고 추운 계절에는 호흡기가 약해지기 때문에 감기를 앓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물론 가벼운 감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열이 많이 나고 허리나 무릎 등 여기저기가 아프면서 기침·콧물이 심한 감기를 앓다 보면, 너무나 흔한 감기가 그리 만만치 않은 병이라는 것도 알게 되죠.

감기가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 돼 생기는 병이라는 것은 소중 독자들도 잘 알고 있겠죠? 200가지가 넘는 감기 바이러스는 단독으로, 혹은 결합해서 몸속에 침입해 감기를 일으킵니다. 또 변종 바이러스도 수시로 나타나 감기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백신(예방주사)이나 약을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요. 지금의 의학 수준으로는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는 방법으로 감기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병원에서 처방 받는 감기약은 기침이나 콧물을 줄여 주는 약이거나 발열을 가라앉혀 주는 해열제 등으로 바이러스를 직접 물리치지는 못합니다. 또 심하지 않은 감기라면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일주일 전후로 저절로 낫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아주 심한 감기가 있습니다. 독한 감기 정도로 생각하는 독감은 사실은 감기와 유사한 호흡기 감염이긴 하나 원인과 경과가 다른 별개의 질환입니다. 독감의 원인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라고 하는데 A·B·C 세 가지 형태가 있지요. 그 중에서 특히 A형 바이러스는 변종을 많이 일으켜 신종플루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해 많은 인명피해를 남기기도 합니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처음부터 두통·발열·오한·근육통 등 전신통이 심하고 이런 상태가 며칠씩 계속 되면서 몸에 많은 손상을 주기 때문에, 65세 이상 노인이나 소아 등 면역력과 체력이 약한 사람들은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심각한 상태에 처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독감은 바이러스 종류가 한정돼 있고 주로 겨울에 유행하기 때문에 미리 백신을 만들어 접종을 하고 있지요. 독감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독감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걸리더라도 증상이 가볍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통상 12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 독감이 유행하므로 어린이나 노약자, 평소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12월이 오기 전에 독감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감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약이 없는 감기를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서 바이러스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바이러스와 세균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몸속으로도 호흡기나 소화기의 일부분 어느 정도까지는 수시로 세균과 바이러스가 들락날락하지만,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잘 지켜주고 있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을 수 있는 거지요. 그렇지만 잠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등 피곤해지거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지 않거나, 혹은 섭취한 음식이 제대로 대사되지 못해서 영양에 불균형이 생기면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바이러스가 침입하고 감기에 걸리는 것입니다. 더구나 겨울철이 돼 기온이 내려가면 바이러스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되죠. 바이러스는 더욱 튼튼해지지만, 우리 몸은 혈액순환이 다소 나빠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난방 등으로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 콧속 점막도 건조해져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게 되죠. 또 추워지면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 사람들 간에 바이러스 전파가 더 쉬워져서 감기환자가 많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면역력을 높여 감기에 덜 걸리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우선, 잘 먹는 것이 중요해요. 많이 먹거나 유기농 등 비싼 음식을 먹는 것보다 편식·야식·과식·폭식을 안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요. 자신에게 맞는 적당량의 음식을, 규칙적인 시간에, 골고루 먹는 것이 면역력에 매우 중요합니다. 또 겨울이라고 해도 30분 정도 햇볕을 받으며 걷거나 뛰어 놀면 면역세포가 활성화돼 면역력이 높아지게 되지요. 또 실내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춰서 바이러스가 튼튼해지거나 전파력이 좋아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겨울철에 적당한 실내 온도는 23~25도, 습도는 45~55% 정도입니다.

박외숙 구리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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