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자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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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 사회에서 가끔 「주체성」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체성이 좀 약해서 나오는 말일는지 모르겠다.
사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객관화할 수 없는 「자아」만의 영적 체험에서 얻어지는 본질을 갖고있다.
이것을 「자아」라고 한다. 이것이 뚜렷하고 명확해야 한다. 이것이 불투명스러울 때 「주체성」없는 인간이 된다.
그런데 이 「자아」를 편의상 『주인』 이라고 불러 본다면 이에 대한 「객관」「객체」를 「손님」이라고 할 수 있다.
추체성이라는 「주인」은 객체라는 「손님」틈에서 영향을 받게 되어있다. 우리 인생은 나면서부터 아버지, 어머니, 형제라는 「손님」틈에서 영향을 받았다. 생각도, 감정도 언어와 생활풍습도 모두 자기 창작이 아니라 「손님」에 의해서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주제성」의 성장에는 무엇보다 「손님」을 귀중히 여겨야한다.
먼저 자연계라는 손님을 잘 맞도록 힘쓰자.
앗시시의 성자「프란시스」는 기독교계만 아니라 전세계 역사상 좋은 영향을 끼친 훌륭한 위인이다.
그런데 「프란시스」는 자연을 사랑했다. 태양은 형제요, 달과 달은 자매로 여겼다. 바람·물·불·꽃·대지·나무·풀·짐승 모두 다 형제 자매로 여겼다. 이 정신에 의해 자연과학 인구가 왕성해졌다. 시계학의 발달도, 맹인과 귀먹은 이 말 못하는 사람을 위한 말 배우기 운동, 점자교육이 모두「프란시스」에 의해 생겼다.
숭고한 우주의 목적을 알며, 아름답게 살려는 참된 주체성을 키우려면 「프란시스」와 같이 하나님이 지어주신 자연에 접촉하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고난이라는 손님도 맞아야한다.
사람은 누구나 고난이라는 손님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반드시 누구에게도 찾아온다.
「칼라일」이 『영웅시인』이라고 지적한 「단테」는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명문가에 태어나 학문과 정치에 투신하여 정치지도자까지 되었다. 그러나 실각되어 명예도 재산도 모두 박탈당하였다. 「공금낭비」「독직」「사기」「반역죄」등 온갖 죄목이 붙었다. 『만약 플로렌스에 다시 돌아오면 산채로 화형에 처할 것이다』는 선고와 함께 37세 때 추방을 당하였다. 무수한 수치와 견디기 힘든 모욕 속에 살다가 56세로 세상을 마쳤다. 이 20년간의 심한 고통이 「단테」의 영을 깨끗하게 하였다.
고통을 통하여 야심, 정욕이 녹아지고 사라져 지극히 거룩한 높은 차원의 성시 「신곡」 이 나왔다.
참된 거룩하고 깨끗한 「주체성」은 고난이라는 손님을 통하여서 얻게된다.
비단 개인만이 아니라 국가·민족, 그리고 사회도 고난을 잘 극복해 나가는데서 보다 숭고하고도 위대한 향상이 온다.
그리고 꼭 기억할 손님은 우주의 창조주 하나님을 마음속에 모셔야한다. 아무리 고급 자동차라도 운전사가 나쁘면 큰 사고와 비극을 만들고 만다.
우리 인간은 「주체성」이라고 하지만 지극히 서투르고 악한 운전사이다. 이 서투른 운전사가 인생을 지배하는 한 인생은 실패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속히 이 고약한 운전사를 쫓아내고 마음속에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실 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사람에게 유익한 역할을 하고 우리생각, 재능, 지식, 인격을 하나님께서 다스려주실 때 위대한 생명적 운동도 하게된다.
임인식
▲대한예수교 장로회총회 부회장, 대한예수교 장로회총회 유지재단이사장, 노량진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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