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도 휘청"…내과 전공의 지원율 '사상 첫 미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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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가 심상치 않다. 전공의 모집 사상 처음으로 내과 지원자가 미달됐다.

5일 대한병원협회는 '2015년 전공의 모집현황 자료'에서 내과의 경우 588명 정원에 542명이 지원해 92.2%의 지원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10년 전에 150%에 달한 내과 지원율은 2010년 139%, 2014년 109%로 줄었고 올해는 아예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과거엔 내과 전문의 수련 과정만 거치면 취업이 손쉬웠지만 최근엔 펠로우까지 거쳐야 개원 또는 취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시간 대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기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3년차 내과 전공의는 "(각 과가) 세부 분과별로 특화되면서 전공의 4년 동안 특수한 처치나 치료를 모두 숙달하기 힘든 현실"이라며 "펠로우를 거쳐야 세부적인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만큼 이제는 (펠로우가) 필수 과정이 돼버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원격의료 시행이 개원 내과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이번 미달 사태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한 내과 전공의 2년차는 "원격의료 때문에 내과가 앞으로 전망이 좋지 않을 거라는 소문이 돌면서 올해엔 인턴들이 대놓고 지원을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고전을 거듭하던 산부인과는 올해 150명 모집에 158명이 지원해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정원을 채웠다.

산부인과 지원율은 2005년 93%에서 2006년 66%까지 떨어졌다가 2013년 78%, 2014년 95%로 뛰어올랐다.

올해 전체 전공의 지원율은 3301명 모집에 3393명이 지원해 102.8%를 기록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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