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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계에 "성정아 회오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여자농구가 고교1년생 슈퍼스타 성정아(삼천포여중1년·lm83cm)의 진로를 놓고 실업, 중고연맹 및 농구협회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중고연맹은 내년고교졸업선수들의 취업신청을 거부하는 등 진통을 겪고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는 대학농구의 랭킹1위인 이민현(고려대4년·1m88cm)이 의외로 기은에 입단, 조용히 마무리를 지은 것과 크게 대조가 되어 농구계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중고농구연맹 (회장 김주동·한국화장품 상무)은 근래에 아시아챔피언인 여자농구가 배구에 비해 팬을 잃는 등 침체에 빠지자 활성화를 위해 올 시즌 들어 지난11년 동안 실시해온 드래프트제도의 폐기를 요구해오는 한편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배구와 같은 육성금 지급을 실업연맹에 요청해왔었다.
그러나 여자실업연맹(회장 신동빈)이 이를 외면해오며 구체적 방안제시가 없자 지난 10월말로 예정된 83년도 취업신청서제출을 거부, 정면으로 맞서고있어 문제가 일어난 것이다.
한편 농구협회(회장 이동찬·코오롱그룹회장)는 성정아를 놓고 실업팀들의 과열스카우트 경쟁을 우려, 새로운 드래프트방안을 마련하여 이미 지난 8월 12개 여자실업팀에 이 방안을 제시했었다. 이 방안은 여고농구의 공동육성을 취지로 하여 실업팀들이 여고 2년생부터 1명에 한해 맺게 되어있는 연고제를 폐지, 전면 드래프트 제도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업연맹은 여러 차례 이사회를 열었으나 연고제에 찬성하는 실업팀과 반대하는 금융팀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얻지 못하고 말았다.
다만 금융7개 팀이 각각5백만원씩, 실업5개 팀이 각각 1천만원씩을 출연하여 모두 8천5백만원으로 여고팀을 지원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을 뿐이다.
그러나 육성금에 대한 구체적 방안 없이 실업연맹과 농구협회가 계속 이견을 빚어오자 중고연맹은 이에 불구 협회·실업연맹·중고연맹의 회장들이 모두 여자팀을 보유하고있어 성정아의 진로를 놓고 신경과민이 되면서 더욱 진통을 겪고있는 것이다. 성선수는 2학년이 되는 내년 3월부터 연고권을 맺을 수 있는데. 모 팀이 이미 성선수 측에 거금을 건네주었다는 사실이 떠돌아 벌집을 쑤셔놓고만 것이다.
여자실업연맹은 오는 11일 개막되는 추계실업연맹전이 끝난 뒤 이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인데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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