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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맘껏 날아보자꾸나 눈부신 세상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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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세상, 힘들다고 움츠리고만 있을쏘냐. 저 스노보더들처럼 세상을 박차고 푸른 하늘을 맘껏 날아보자.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하얗게 내린 눈 위로 날아가듯 내 꿈에 큰 날개를 달고서/더 밝은 나의 미래로 약속하듯 세상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어.”

이젠 신비주의를 벗고 40대 중년가수로 다시 등장한 가수 서태지가 거의 20년 전 내놓은 4집 노래 ‘프리스타일(Free Style)’이다. 우리나라에서 스노보드가 유행하는데 한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곡이다. 그래선지 매년 스키시즌이 되면 이 노래를 떠올리는 이들이 꽤 있다. 스키·보드 매니어들이 고대하던 2015년 시즌(2014년 11월~15년 4월)이 드디어 시작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비발디파크·휘닉스파크·용평리조트 등 강원도권 스키장이 앞다퉈 문을 연데 이어 곤지암리조트·양지파인리조트·지산리조트 같은 수도권 스키장들도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무주 덕유산리조트에서 스노모빌을 즐기는 스키어들.

눈부시게 빛나는 스키장의 풍경을 노래한 서태지 노래와는 달리, 스키장 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불황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지난 시즌 14개 주요 스키장 중 11곳의 슬로프 이용객이 줄어들었다.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파크, 횡성의 웰리힐리파크, 춘천의 엘리시안강촌만 조금 늘었을 뿐이다. 2013 시즌에는 14개 스키장에서 약 597만 명이 스키를 즐겼는데 2014년 시즌에는 558만 명만 찾았다. 2012년 시즌(686만 명)을 정점으로 두 시즌 연속 이용객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올 시즌도 사정이 녹록지 않다.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이다. 특히 스키장 주고객인 20~30대는 가파른 취업 고개를 힘겹게 넘고 있다. 끊이지 않는 대형 사고로 인해 단체 이용객도 급격히 줄고 있다. 올 겨울에는 날씨도 포근하다고 한다. 악재는 눈덩이처럼 쌓이는데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전체 스키인구가 줄어든 탓에 서로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스키장 측은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올해 눈에 가장 띄는 것이 스키학교에서 하루종일 아이를 맡아주는 ‘돌보미 서비스’다. 최근 들어 젊은 스키어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클럽 파티와 인기 가수의 콘서트를 여는 스키장도 많아졌다. week&이 올 시즌 재미나고 유용한 프로그램을 모아봤다.

팍팍한 현실, 하지만 두 다리 이 땅에 꿋꿋이 세우고 굳세게 버티면서 20대의 서태지가 노래했듯이 신나게 놀아보자. “이제는 난 지치지 않아 모든 걸 난 여태 이겨내 왔어/밤새와 내린 하얀 눈과 아침을 열어주는 태양/난 지금 시작해~.”

글=이석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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