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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내 어디 지향이 있어 잰걸음을 칠까보냐
샛길로 트인 오솔길을 호젓이 숨어도 보고
뱃살에 붉은 황토길을 헤적헤적 걷다가.
바람꽃 멀리 이는 별수 없는 궂은 날엔
모롱이 돌아 앉은 주점에나 눌어 붙어
땀절인 등허릿길을 배암처럼 핥다가.
더러는 갠 날에 쌍무지개 닿은 길을
잠이 덜 깬 눈으로 달아나듯 가야할걸
내 무슨 지향 있기로 잰걸음을 칠까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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