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학병원서 1년차 레지던트가 음주 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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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술을 마신 뒤 3살 된 남자아이를 수술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해당 병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1시쯤 인천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김모(3)군이 실려왔다. 김군은 이날 바닥에 쏟아진 물에 미끄러져 턱 부위가 찢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김군을 돌보는 의사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김군의 가족들은 "비틀대며 다가와 위생장갑도 끼지 않고 대충 몇 차례 김 군의 상처를 꿰맸다"고 주장했다. 바늘에 실도 제대로 꿰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결국 김군은 다른 의사에게 재수술을 받았다. 김군 부모의 신고로 출동한 남동서 구월지구대 경찰들이 해당 의사를 대상으로 음주 측정을 한 결과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감지기로 측정한 결과 알콜이 검출됐고 해당 의사도 음주 사실을 인정했다"며 "의사가 음주 상태에서 수술한 데 대한 처벌규정은 없지만 음주 수술에 대한 조사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 조사 결과 해당 의사는 1년차 레지던트로 저녁 시간에 지인들을 만나 반주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날 당직 의사는 아니었지만 잠시 자리를 비운 선배들을 대신해 대타로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해당 의사가 만취 상태는 아니었지만 술을 마신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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