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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식의 현주소|본사조사결과 부문별분석<3>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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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암」은 우리 국민사이에서 가장 무서운 병의 대명사로 완전히 자리를 굳혔다. 이번 조사에서 남녀노소, 지역, 직업에 관계없이 응답자의 절반이상(평균60·0%)이 암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50대(53·3%)보다는 20대(58·0%)가, 남자(58·0%)보다는 여자(68·l%)가, 사무직(61·6%)보다는 가정주부(72·1%)가, 무학자(51%)보다는 대졸자(61·8%)가 더 암을 무서워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20대, 가정주부, 대졸자들의 사고와 행동은 사회에서 큰 비중을 가지므로 「암 공포」가 가치관이나 생활패턴의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암 다음으로 고혈압·위장병·심장병·간장병 등 이른바 성인병이 무섭다는 것은 그 발생양태와 비슷하다고 보겠으나 신경성 질환이 4위(여자는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현대생활이 복잡해지면서 성인에게서 스트레스를 누적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경성 질환은 특히 도시에서 두드러지며 그 대신 시골에서는 결핵공포증이 제4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종합건강진단실시율이 정기·비정기를 포함하여 50·7%나 되는 것은 건강, 특히 성인병의 조기발견과 예방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하겠다.
그러나 수입에 따른 차이가 많은 것으로 봐 질병예방도 역시 여유가 있어야 관심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또 사무·관리직이 4명중 1명이 정기검진자인데 반해 상업과 1차 산업종사자는 20명중 1명으로, 이것은 관심부족과 함께 시간적인 여유와 의료기관의 불균형도 그 원인의 하나가 아닌가 여겨진다.
금연구역설치에 8·7%만이 반대하고 있는 것은 공해의 심각성과 유해한 담배연기속에서 건강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88서울올림픽과 프로야구에 대해선 지지의 폭이 넓어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로부터 파생되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측면도 많은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서울 올림픽에 관해선 정치·사회·문화적인 면에서는 전폭적으로 지지했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자각과 긍지를 높일 것이다」(87·1%), 「남북한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76·8%), 「국민의 공중도덕심을 높일 것이다」(84·6%)등에 크게 동의하면서 「외국과의 우호관계를 증진시킬 것이다」(91·4%)는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많은 부담을 요구할 것이다」(51·4%)와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다」(42·9%) 등에 많이 동의하고 있다.
프로야구에 대해서는 「스포츠발전에 도움이 된다」(85·4%)에 압도적 긍정반응을 보였으며 「애향심을 높여준다」(59·6%)와 「나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58·8%) 등에 지지의 폭이 넓어 앞으로 선진 미국·일본 등과 같이 한국에도 국민 깊숙이 정착할 것 같은 전망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형편에 낭비다」(34·3%)와 「아이들의 공부를 방해한다」(42·7%)등에 반응이 엇비슷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측면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하겠다.
또 오랜 불황탓인지 레저인구는 그렇게 많지 않다.
여름에 가족과 함께 휴가여행을 하고있는 가구수는 47·3%. 전국의 과반수이상의 가구가 여름휴가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
가족단위 여름휴가·여행을 매년하고 있는 가구수는 18·1%.
역시 소득이 높을수록 휴가여행을 많이 간다.
월소득 70만원 이상의 가구에서는 과반수에 가까운 43·7%가 매년 여름휴가를 가지만 20만원미만 소득의 가구는 17·7%만이 매년 가고있다.
여름휴가 때 쓰는 돈은 5만∼10만원 수준. 5만원 미만이 47%나 돼 알뜰 휴가를 하고 있음을 나타내고있다.
직업별로 보면 사무관리직이 레저생활을 가장 즐기고 있다.
34·4%가 매년, 32·8%가 2∼3년에 한번씩 가고 있어 3분의 2가 휴가여행을 즐기고 있다. 이에 비해 농림어업 종사자들은 74·2%가 전혀 휴가의 꿈도 못꾸고 있다. 여름철이 더 바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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