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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회의에 온 코스타리카 전대통령-카라소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유엔이 제정한 첫 번째「세계평화의 날」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로드리고·카라소·오디오」전 코스타리카공화국 대통령은 경제학자·정치인출신이라는 그의 경력보다는 철학자·평화주의자라는 인상을 강하게 느끼게 했다.
작년 유엔총회에서 「세계평화의 날」제정을 제안했던 「카라소」씨는 『첫번째 기념일을 발의국인 한국에서 치르기 위해 왔다』면서 『두 차례의 방한(지난해 10월에는 코스타리카대통령으로서 방한, 전두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바 있다) 모두가 세계평화증진이라는 목적에서였다』고 말했다.
23일 경희대에서 명예경제학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평화는 정의」라고 전제하고 2차대전후 1백30여차례의 전쟁이 빈곤국가들에서 일어났으며, 78년 한해동안에만도 l천5백만명의 어린 생명이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었음에도 그순간 세계는 1분에 1백만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군비확장에 쓰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현재에도 20억 인구가 집을 갖고 있지 못하고 2억 이상이 문맹자이며 10억을 넘는 사람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음을 들어 국력이 약한 개발도상국들이 특히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국제경제질서는 경제학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도덕에 의해 이루어져야한다』고 말한 그는 『평화와 정의야말로 안전을 보장받는 유일한 길』임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세계평화대학 창립준비의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83년에 코스타리카의 상호세에 세계평화대학이 설립돼 세계각국의 학자·학생·평화운동가 등을 수시로 초청해 세계평화를 구현하기 위한 세미나·공동연구회 등을 갖고 그 내용을 보급시켜 나가겠다고 계획을 설명했다.
금년5월「믕헤」현대통령에게 민주적으로 정권을 이양하고 물러난 그는 현재 자신의 농장에서 소를 사육하며 쌀과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사꾼」임을 강조했다.
금년 55세. 부인「에스트레야·셀레도·리사노」여사와의 사이에 아들 4형제와 14명의 손자가 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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