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장기임대, 원스톱 지원 … 부산으로 오는 기업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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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부산시가 최근 중국에서 한·중 합작회사와 한국으로 유턴하려는 기업의 부산 유치에 잇따라 성공했다. 부산에 본사를 둔 신발 기업 등을 제대로 공략한 덕분이다.

 부산시는 28일 오전 상하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중국 난징의 선박부품제조업체인 ㈜HD 밸브, 부산의 선박부품업체 ㈜친구 등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양해각서에는 서병수 부산시장과 루 홍 HD밸브 사장, 이우갑 ㈜친구 사장 등이 서명한다.

 핵심은 HD밸브가 2000만 달러, ㈜친구가 230억원을 각각 합작투자해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 내 외국인 투자 지역 2만8173㎡에 선박 엔진용 중·저속 밸브 스핀들 생산공장을 짓는 것. 시는 부지 장기임대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지원은 사업계획서를 받아본 뒤 결정한다. 합작투자 공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돼 200명 정도를 고용할 예정이다.

 중국 최대 해운그룹인 COSCO그룹의 자회사인 HD밸브는 중국 내 선박용 중속엔진 밸브 시장의 약 70%를 차지할 만큼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내 수요가 늘어나자 기술력이 높은 ㈜친구와 합작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여 년간 선박 부품을 생산해온 ㈜친구는 저속엔진 밸브 스핀들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부산기업(강서구 지사동)이다. 직원 45명에 지난해 말 기준으로 225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부산시는 또 같은 날 중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에 있는 신발 제조업체인 태양산업(대표 정기상·2001년 11월 설립)과 부산 복귀를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한다. 태양산업은 75억원을 투자해 강서구 강동동 본사 부지에 2017년까지 신규 50명 등 80명이 근무할 공장을 증설한다. 연매출 5억여원인 태양산업은 중국 현지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에 부담을 느껴 부산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는 지난 9월 중국과 북한 개성공단에 진출한 5개 신발 기업과 부산 복귀 협약식을 체결했다. 복귀 기업은 중국 텐진에 있는 트렉스타, 칭다오에 있는 이에로·대성F&T·삼일통상, 개성공단의 삼덕통상 등이다. 이들 5개 기업은 2018년까지 595억원을 투자해 강서·사상구 일대에 10~300명씩 총 500여 명을 고용할 공장을 짓는다. 최한원 부산시 좋은기업유치단장은 “부산에 모기업을 둔 중국 진출 신발업체 등의 애로 사항을 듣고 유치 활동을 벌인 결과 성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또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기업인 완다(萬達)그룹과 대규모 ‘한·중 영화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서 시장과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이 ‘영화·영상 산업 협력 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펀드는 양측이 같은 금액을 내 2000억여원을 조성한다. 양측은 내년 초 부산에서 펀드 규모와 운영 방법 등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영화 공동 기획과 제작·배급은 물론 전문인력 교류를 위해 사용된다. 한·중 공동 제작 영화는 중국 영화로 분류돼 중국의 외화 쿼터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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