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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고객은 하늘, 두 CEO가 통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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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본사 부사장 오른 AMD코리아 박용진 대표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인 AMD의 한국 법인 AMD코리아 박용진(49.사진) 대표가 미국 본사의 부사장으로 9일 승진했다. 박 대표가 맡게된 본사 부사장은 회장과 최고 경영자 등에 이어 AMD서열 다섯번째에 해당하는 직책이다. 그는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삼성전자.퀀텀코리아.엔비디아코리아 등 국내 IT(정보기술) 업계에서 20여년간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박 대표는 승진 배경을 묻자 "고객을 주인으로 삼아 하늘처럼 섬겨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라며 "고객들의 요구를 먼저 생각해 수용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답했다. 직장인으로서 기업이나 최고 경영자와 호흡을 같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을 잘 관리하는 것이 자기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뜻이다.

박 대표가 2년전 AMD코리아의 지사장을 맡으면서 내세운 것도 '고객 중심의 혁신'이었다. 국내 PC 사용자들은 다른 나라와 달리 게임이나 동시에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멀티태스킹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해 다른 기업보다 앞서 64비트 기반의 CPU(중앙처리장치) 프로세서 마케팅에 주력했다. 그 결과 64비트 프로세서는 AMD코리아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게 됐고 서울 용산 전자 상가에서도 44%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는 CPU업계에서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인텔의 시장 점유율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이다. 박 대표는 또 지사장에 부임한 이후 한국 IT시장의 중요성과 성장 가능성을 담은 보고서를 본사에 여러차례 보냈다. AMD는 박 대표의 건의를 받아들여 한국을 북미, 아시아태평양 등과 동등한 전세계 7개 주요 전략지역의 하나로 승격시켰다. 그는 "AMD가 올해 하반기에 세계 최초로 설립하는 디자인센터도 한국에 유치하기로 본사와 협의가 끝났다"고 밝혔다.

한국이 휴대전화나 LCD패널 등 디지털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본사를 설득시킨 결과라는 것이다. 박대표는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개성이 강하고 자기 표현도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으나 좀더 시야를 넓혀 전세계 젊은이들과 경쟁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후배 직장인들에 대한 조언을 했다.

장정훈 기자

취임 한달 맞아 포부 밝힌 KTF 조영주 사장

"숫자로 1등하는 것보다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

KTF 조영주 사장(사진)은 9일 사장 취임 1개월 만에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섬김 전문 경영인'(CSO.Chief Servant Officer)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KTF는 물론 대부분 기업이 고객 만족 경영을 주창했지만, KTF는 앞으로 고객 섬김 경영을 모토로 내세우겠다"고 말했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을 받들겠다는 의지다. 조 사장은 "고객 섬김 경영 원칙에 따라 KTF만의 독특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겠다"며 "올 하반기에는 음악과 게임,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KTF는 무선 데이터의 매출 비중을 현재의 10%대에서 2007년까지 20% 이상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또 조 사장은 "3000억원을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WCDMA.광대역 부호분할 다중접속)에 투자해 올 하반기에 수도권 17개 시에서 동영상 통화를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KT에서 잔뼈가 굵은 조 사장은 주위 사람을 두루 보살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KTF 임직원들은 그를 '조 배려'라고 부른다. 그는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은 물론 현장 직원 이름까지 외우고 다닌다.

최근 부산지사를 방문한 그는 "여러분들이 내가 초두 순시차 왔다고 말하지만 나는 여러분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단체의 통화료 인하요구에 대해 "이동통신회사들이 WCDMA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된다"며 "요금을 내리면 투자 재원을 조달하기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국가정보원의 휴대전화 불법 도청에 대해 그는 회사의 종전 입장을 되풀이 했다. 조 사장은 "지금까지 한번도 국정원의 도청에 협조한 적이 없다"며 "기술적으로 휴대전화를 도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KT에서 전화국장과 IMT-2000 사업기획단장을 거쳐 KT아이컴 대표이사를 지냈고 2003년부터 지난달 초까지 KTF 부사장으로 일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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