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지사 판공비로 매일 1백여만원 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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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전북 도지사가 하루 평균 1백만원 넘게 업무 추진비(판공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이한수(익산시) 위원장과 박용근(장수군) 의원은 최근 강현욱 지사, 문용주 교육감, 유철갑 도의장 등 전북도내 기관장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

강지사의 경우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지난 3월까지 모두 2억8천5백50여만원을 사용했다. 월 평균 3천만원이 넘는 셈이다.

같은 기간 문교육감은 하루 40여만원꼴인 1억1천5백60여만원을, 도의회 유의장은 하루 13만여원꼴인 4천40여만원을 판공비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처는 대부분 관내 주민 간담회 관련 비용이나 격려금,기념품 구입비 등이었다.

강지사는 업무 추진비 가운데 42%인 1억1천8백40여만원을 도내 상공인·도의원·직원 등과의 간담회 식사비로 사용했다. 군부대 위문비, 불우시설 방문비, 명절 또는 연휴 근무 공직자들에 대한 격려금으로 9천5백40만원(33%)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향을 방문한 출향 인사나 외국인 등에게 주는 기념품 제작비로도 6천9백여만원을 썼다.

교육감과 도의회 의장도 도지사와 비슷한 비율로 판공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의회 측은 그러나 이들 기관장들이 누구와 무슨 이유로 식사를 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북도와 의회 관계자는 “업무추진비 세부 내역을 공개하면 금품 수령자의 개인정보가 드러나게 된다”며 “세부 내역을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어 이를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서울시장(고건·이명박)은 연간 4억3천2백9만여원의 판공비를 사용했으며, 광역시장과 도지사들도 예산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 3억여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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