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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꾼 부채질…일부지역서만 반짝-부동산경기 어떻게 돌아가고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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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찬바람과함께 부동산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서울개포동등 일부 신개발지역에는 투기의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주공개포3차 분양신청을 받은 지난8일 접수처인 주공서울지사에는 2천26가구 분양에 1만여명이 몰렸다. 그날의 신청자가 모두 4천여명이었으니 나머지 6천여명은 복덕방 업자들이나 투기꾼들이었다고 볼수있다.
이들는 접수처 주변에 미리 진을치고 있다가 분양신청자가 나타나기만하면 서로 끌어당겨 통장을 팔라고 졸라댔고 복덕방명함이 길에 너저분했다. 통장값도 올라 주택부금과 재형저축으로 79년9∼11월에 끝난것은 7백만∼8백만원, 80년9∼11월에 끝난것은 6백만∼7백만원에 거래됐다. 분양신청이 된 통장은 다시 값이 뛰어 복덕방에서 1백만원정도 더 주고산다.
한 관계자는 이날 분양접수처에는 서울시내 복덕방 2천여개에서2∼3명씩 사람이 나왔을것이며 당첨될 확률이 높은 통장은 최소한7∼8회 전매됐을 것이라고했다.
통장값은 연초만 해도 2백만∼2백50만원정도 했으나 6·25이후 오르고 이번 주공아파트분양직전 다시 올랐는데 이것이 븍덕방과 투기꾼들의 전매작전이다. 이 전매작전은 아파트분양이 끝나도 계속돼 아파트값을 계속 올려놓는게 그 수법이다.

<프리미엄 5천만원>
최근 개포와 과천의 주공아파트가 투기조짐을 보인 이유는 주공아파트의 가격이 싼데다 융자금이 절반이나 되는 유리한 조건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민간아파트는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도 주공아파트는 나오는대로 2∼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예를들어 개포1차 17평짜리의 경우 분양가격이 1천4백만원인데, 융자금이 6백만원, 입주금은 8백만원이다. 그런데 최근 시세로 이것을 전세로 놔도 8백만원, 그냥팔아도 프리미엄 8백만원을 받을수 있다. 개포2차 19평의 경우 분양가격은 1천8백96만원인데 융자금이 2백50만원, 입주금이 1천6백46만원이지만 프리미엄이 6백50만원이 붙어 있고 전세를 놔도1천만원을 받는다.
이처럼 입주조건이 좋아 서민에게 인기가 있자 복덕방과 투기꾼들이 눈독을 들이고 프리미엄 올리기작전을 한것이고 이때문에 주공아파트의 평당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아졌다. 즉 프리미엄값까지 포함해 17평짜리가 평당 1백30만원, 15평까리가 1백25만원, 11평짜리가1백15만원 골이 된다. 25평이하까리 민영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격이 1백5만원인데 비하면 10만∼25만원 비싼 것이다. 일부 복덕방과 투기꾼들이 프리미엄을 올리는 것은 자기들이 돈을 남기기 위한것인데 실수요자들이 생각없이 프리미엄만 많다고 좋아하다가 결국 싼아파트를 비싸게 속아사는 골이 된다.
일부 고급아파트도 투기꾼들의 좋은 투자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서울강남의 위치 좋은 고급아파트는 프리미엄만 최고 5천만원까지 붙었는데 이것도 복덕방과 투기꾼들의 소행. H아파트의61m평짜리는 분양가가 8천1백43만원, 프리미엄이 5천만원이므로 평당 가격이 2백14만원이 넘고 57평짜리는 2백만원이다.
그러나 주공과 고급아파트만 투기의 조짐이 있을뿐 나머지 서울의 변두리나 지방은 투기의 조짐이 없다.
D주택이 두달전에 분양에 들어간 강북의 한 아파트나 S건설이 강남변두리에 지은것은 값이 평당1백만원 미만인데도 분양되지 않고 있다. 62개 주택건설지정업체들은 아직까지도 6천2백여가구분의 아파트를 완공 모는 착공해 놓고도 팔지 못하고 있다. 한쪽에선 투기가 인다고해도 비인기지역 아파트는 꿈쩍도 않는다.
이처럼 투기가 일부지역에 집중된 점이 이번 부동산경기의 특징이다. 말하자면 전반적인 부경기속에 나타난 반점경기라고 할수 있다. 이점이 77∼78년의 부동산투기때와 다른 점이다.
77∼78년의 대투기극은 중동건설붐으로 들어온 오일 달러가 제대로 투자할만한 곳을 찾지 못하고 부동산으로 몰린데 그 원인이 있었다. 말하자면 대중 구매력이 높아지고 전반적으로 주택공급이 달림으로써 투기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이번의 투기조짐은 오랜 불경기로 주택구매자금이 바짝 마른 가운데 부분적으로 일어난 반짝 투기라고 봐야 할것같다.

<임야값도 오름세>
비록 6·28과 7·3조치로 돈을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실물에 투자하는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없지않으나 장기불황 때문에 주택이 광범한 투기로 부상하기에는 구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부동산투기를 엄격히 규제하려 하면서 한쪽으로는 거래수요를 유도하고 있으나 문제는 새로운 건축소재와 새로운 공법을 개발, 원가를 내리는 작업이 앞서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불황속에서도 업계는 높은 자재비때문에 비싸게 집을 짓고 비싸게 받아야 한다. 평당 건축비가 민영의경우 1백5만 (국민주택규모)∼1백30만원이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택값이 비싸기 때문에 서민들은 집을 사고싶어도 살수 없으며 따라서 부동산거래가 침체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6·28금리인하조치를 취한지 두달이 넘어서면서 일부지역의 아파트 뿐 아니라 전국의 단독주택·아파트·빌eld·대지·임야·전세값등이 다소 오른것은 사실이다.
서울의 경우 한강이남의 단독주택·택지값이 평당 5만∼10만원 정도 오르고 거래도 심심찮게 이루어지고 있다. 택지값은 보통 평당50만∼60만원, 위치가 좋은 곳은 80만원까지 한다.
그러나 강북은 대체로 보합세로 택지값이 50만원이하, 단독주택도 큰변동이 없다. 강남북 할것없이 새로 지은 주택은 값이 10∼20% 오른편.
서울도심지역의 소형빌빙과 상가는 나오는대로 불티나듯 팔려 매물부족까지 보였다.
값도 20∼30%정도 오른 시세. 특히 강북도심의 l억∼2억원짜리 상가와 빌딩이 인기. 6·28후 실물투자가 가장 눈에 띈것이다.
서울 변두리의 임야값도 약간 오르고 찾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양평·가평·포천·광주등의 경치좋은 곳은 평당 2천∼3천원, 강을 낀 요지는 5천원정도로 적게는 몇백원, 많게는 1천원정도 오름세.
수도권으로 평택·안부·과천·수원·성남등도 서울처럼 활발한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나 대체로 주택·대지·아파트값이 강세로 돌아서 오랜 동면에서 벗어나고 있다.

<1만가구 곧 분양>
부산의 경우도 아파트값이 6월에 비해 한채에 최고 2천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서민용 작은 아파트보다 평수가 큰 맨션의 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남천 삼익맨션의 경우 분양가 5천3백만원짜리 54평형이 7월초까지만 해도 프리미엄값이 분양가격으로 거래됐으나 요즘 7천5백만원까지 올랐다. 43평형의 경우는 분양가격이 3천6백만원이었으나 요즘 4천만원, 48평형은 분양가격 3천8백60만원이었으나 4천2백만원으로 올랐다.
소형아파트도 6월에 비해 대부분1백만∼2백만원씩 오르고 단독주택도 새로지은것은 값이 10%정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대구·인천·광주등 대도시 도심의 대형아파트값도 부분적으로 강세를 보이고있으나 역시 변두리및 중소도시는 주공아파트조차분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구의 주공아파트 (평리동) 13평짜리는 79년 분양당시 2∼3층기준 8백51만원이었으나(융자금2백만원포함)현재 8백만원에도 거래가 안되고 중리동아파트 27평짜리도 분양가격이 1천5백만원이나 1천4백만원에도 안팔린다. 기타 중소형 민영아파트나 단독주택도 큰 변동이 없다.
그러나 민간아파트업자들은 이번에 주택경기가 풀리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 9∼10월에 약 1만가구의 아파트를 집중분양할 계획이다. 이중 70%정도가 서울에 몰려있다. <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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