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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도 '황우석 효과' 강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 영화 '아일랜드' 포스터

국내 영화계에도 '황우석 바람'이 휘몰아 치고 있다.

최근 인간복제를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 '아일랜드'의 제작자가 바이오 산업 뿐 아니라 영화흥행 측면에서도 '황우석 효과'가 있음을 인정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있다.

이 영화의 제작자 월터 파크스씨는 4일(미국시간) 열린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아일랜드가 황우석 교수의 덕을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한국에서 (아일랜드가) 4주째 박스 오피스 수위권을 달리고 있는 것은 황 교수의 놀라운 연구성과에 힘입은 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 개봉 전에 밝혔던 것처럼 황 교수의 잇따른 연구 성과가 영화의 배경까지 앞당겼다"고 덧붙였다.

인간복제가 돈벌이 상품으로 변질된 미래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당초 2060년대를 영화의 배경으로 설정했다가, 황 교수의 연구성과 등을 반영해 이를 2019년으로 앞당겼다.

▶ 영화 '아일랜드'의 한장면

▶ 美 영화 '아일랜드' 제작자 부부.

파크스씨가 '황우석 효과'를 인정하는 이유는 이렇다.

1억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들인 '아일랜드'는 미국 개봉 첫주 박스 오피스 4위에 그치고, 전 세계적으로도 기대치의 절반에 못미치는 5100만여 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뒀다.

신통치 않은 흥행성적을 거둔 이 영화가 유독 한국에서만 개봉 4주째 박스 오피스 수위권을 달리는 '이변'을 낳은 것은 세계 최초로 복제개를 탄생시키는 등 놀라운 연구성과를 거두고 있는 황우석 교수를 빼고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일랜드'를 관람한 한국인 관객은 8일 현재 285만여명에 달할 정도다.

국내 영화업계에서도 일찌감치 아일랜드의 흥행성적에 '황우석 효과'가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 영화의 국내 홍보를 맡고 있는 올댓시네마 관계자는 8일 "황 교수의 연구 성과 덕분에 관객들이 영화의 설정을 현실감있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같다"며 "아일랜드의 경우 개봉 4주 차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관객감소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황우석 효과'를 바탕으로 400만 관객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파크스씨는 아일랜드의 흥행이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관객의 수준이 높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보통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주제가 단순해야 하는데, 아일랜드는 주제도 무겁고 스토리도 2 ̄3개 정도가 겹쳐있는 어려운 영화여서 관객의 흥미를 많이 끌지 못했다"고 전제하면서 "한국에서 아일랜드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은 한국 관객들이 그만큼 복잡한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마스크 .터미널. 맨인블랙2.글래디에이터 등 굵직한 대작 영화의 제작자로 유명한 그는 올 10월 로맨틱 코메디인 'just like heaven'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로스엔젤레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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