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맛이 궁금하면 '앰배서더' 찾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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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스타벅스 김포공항점에 근무하는 이동엽(29.사진)씨. 그는 '커피 앰배서더(대사)'라는 독특한 직책을 갖고 있다.

커피 대사는 스타벅스 코리아가 1700여 명의 종업원 가운데 커피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직원을 선발해 붙여 주는 타이틀이다. 직원들에게 커피 지식을 가르치고 고객들에게 커피 마케팅을 하는 일을 한다.

대사 선발시험은 까다롭다. 눈을 가린 채 향기만으로 커피의 원산지를 가려 내고, 커피의 품종과 제조법에 대한 필기시험을 치르게 한다. 그는 입사 1년 만인 지난 7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커피 대사 선발대회에서 13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커피 대사직을 따냈다. 40시간의 커피 교육을 받고 매장 근무를 시작한 그는 커피마스터(약 300명)-지역 커피마스터(14명) 자격을 얻었다.

그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학군장교로 군 복무를 마쳤다. 커피와는 거리가 있는 이력이다. 이씨는 "입사 전에는 주로 자판기 커피를 마셨다"며 "제대를 얼마 앞두고 휴가를 나와 우연히 스타벅스 매장에 들렀다가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많은 커피 종류와, 그것을 마시려고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커피 세상을 처음 들여다봤다는 것이다. 면접시험만 남겨둔 모 대기업 취업을 포기하고 스타벅스를 선택한 것도 커피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 결과다. 이왕 선택한 일인 만큼 '한번 승부를 걸어 보자'는 생각에 커피 대사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다. 근무를 마친 뒤 매장에 남아 서너 시간씩 커피를 만들어 보고, 마셔 봤다. 틈만 나면 다른 회사의 커피 매장에도 들렀다. 집에서는 국내외 커피 관련 서적을 읽어 커피 지식을 쌓았다.

그는 오는 10월부터 1년간 커피 대사직을 수행한다. 연말께는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미국의 시애틀에 가서 커피 제조설비와 마케팅 전략도 배울 계획이다. 이씨는 "시애틀 본사에 있는 내로라하는 커피 전문가들을 만나 한 수 더 배워 올 작정"이라고 말했다.

글=염태정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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