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정밀무기도 자급시대 돌입

최신예 전투기가 우리 힘으로 생산돼 우리의 「자주국방」은 신기원을 맞았다.
6·25때 L-4연락기 몇대로 공산군과 싸웠던 우리공군은 이제 우리기술로 만든 F-5F로 우리영공을 지키게 됐다.
70년대 초에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 추진해온 방위산업은 M-16소총 개발에 이어 미사일발사 성공, 한국형 탱크 개발, 전투형 구축함 건조에 이어 드디어 전투기를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국산전투기의 생산은 무엇보다도 현재 북괴보다 숫적으로 열세에 있던 우리공군력을 북괴보다 우위에 두게됐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현재 북괴는 25개 전투비행단과 3개 폭격비행단에 총6백15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북괴의 주력기는 소련제 미그-15 제트전투기(3백40대)이지만 그보다 성능이 우수한 미그19 초음속제트전투기(50대)와 미그21(1백20대)등을 다수 확보하고있어 숫적으로 우리보다 앞서있었다.
그러나 이번 전투기의 국산화성공으로 이같은 숫적 열세는 단시일 안에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항공기공업은 창정비(창정비)∼조립생산∼면허제작생산∼독자연구개발 등 4단계로 이어진다.
대한항공이 삼성정밀의 국산엔진과 자체에서 개발한 상당수의 부품으로 국산전투기를 생산해냄으로써 국내항공공업은 이미 조립생산단계를 넘어섰다.
대한항공은 곧 10만개가 넘는 항공기의 각종 부품을 국산화해 면허제작 생산단계로 옮겨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항공기의 양산시대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항공기의 생산단가는 대체로 조립생산 단계에서는 외국항공기를 들여오는 것보다 20%정도 높지만 면허생산이 시작되면 생산비가 도입비보다 훨씬 싸지게 된다. 또 양산단계에 들어가면 항공기공업과 관련된 엔진제조공업을 비롯, 정밀기계·전자-전기기계·유압장치·환경장치산업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높아져 전체산업의 기술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민간항공기 정비능력을 바탕으로 오래 전부터 동남아·알래스카지역의미군용 F-4 F-5 UH-1 C123 C130·500MD 헬리콥터 등에 대한 창정비를 통해 기술을 축적해왔다.
특히 항공기성능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기체표면 작업(HONEY COMB)의 기술축적을 위해 지난 19년부터 미 노드롭 항공사에 기술인력을 연수시켜 국산전투기 생산의 기틀을 마련해왔다.
특히 KAL의 F-5F생산과 관련, 특기할만한 것은 엔진의 조립생산기술을 들수 있다.
전자장비와 함께 항공기의 핵심분야를 이루는 엔진은 삼성정밀이 미국의 GE사와 계약, 조립생산을 하고있는데 이 기술의 획득은 개발도상국가에서는 극히 드문 일이며 아시아에서도 일본다음으로 두번째 엔진생산국이 된 것이다.
이번 전투기생산과 함께 국내방위산업도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현재 우리 방위산업체에서 생산할 수 있는 품목은 군복·개인장구를 비롯한 소화기·공용화기·박격포·고사포·대전차무기·탄약 및 전자장비·함정·헬리콥터 등 모두 1백여종 3천여점에 이른다.
특히 M-16자동소총을 비롯하여 핵투발(핵투발)능력을 가진 1백55㎜, 1백5㎜ 곡사포와 90㎜, 1백6㎜ 무반동총, M48A5 한국형 탱크, 500MD 토 헬리콥터 등은 정확성과 위력에서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항공기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반면 자원집약도와 에너지집약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공공업은 기술집약산업의 총아로 시스팀공학·전자공학·유압기기공업 등에 파급효과가 크다. 77년도 일본항공연감에 따르면 항공산업의 부가가치는 51%였고 자동차산업이 22%, 조선업이 40%다.
항공공업이 이같이 부가가치율이 높은 것은 정밀가공기술과 고도의 조립공업이란 점 외에도 부품이 경량이고 높은 신뢰안전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의 항공공업도 6·25동란을 계기로 F-86전투기 창정비로부터 출발, 이때 축적된 기술로 부사·삼능 등 항공회사들이 현재 각종 항공기를 외국과 공동으로 개발, 생산하고 있다.
아뭏든 우리 손으로 M-16에서부터 항공기까지 만들어낸 것은 자주국방뿐 아니라 경제건설이라는 측면에서도 대단한 성과라 하겠다. <김재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