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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 파키스탄 핵미사일 실험 미리 통보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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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도와 파키스탄이 우발적 핵전쟁을 피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인.파 양국은 5~6일 이틀 동안 인도의 뉴델리에서 열린 '핵 신뢰구축 방안(CBMs)' 세 번째 회담에서 핵전쟁 예방을 위한 두 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첫째, 돌발적인 핵전쟁 예방 조치로서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했다.

양국이 6일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핫라인은 핵 관련 위험을 줄이고 또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양국 외무차관 사이에 개설된다. 공동성명은 핫라인을 올 9월 안에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둘째, 인.파 양국은 핵탄도미사일을 실험하기에 앞서 이 같은 훈련 사실을 사전에 상대방에게 통보하기로 합의했다. 이 사항은 지난해 12월 회담에서 합의되지 못했던 것으로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연구원인 라울 베디는 "핵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비행거리가 3~4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중요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인.파 양국의 CBMs 회담은 2004년 1월 당시 인도 총리인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와 파키스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의 합의에 따라 탄생했다. 양국은 1998년 인도의 핵실험 재개에 자극받은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실시, 핵 보유국을 선언하면서 악화돼 2002년엔 전쟁 일보 직전까지 치달았다. 이에 바지파이가 대화를 주창하고 무샤라프가 이를 받아들이며 극적인 돌파구가 열렸다. 양국은 2004년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CBMs 회담을 열었고 이번이 세 번째다. AFP통신은 인.파 양국이 이번 합의로 평화를 위한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다음주부터는 카슈미르 분쟁 지역에 대한 협상을 한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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