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가 쓰러뜨린 스포츠「거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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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남자배구 국가대표선수인 문용관(22·인하대4년)에 이어 남자농구국가대표팀의 대들보인 조동우선수(25·1m97cm·삼성전자)가 간염으로 쓰러져 농구계에 충격파를 던지고있다.
조선수는 지난달 25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하면서 열이 40도까지 올라 이튿날 고려병원에 입원, 1수일동안의 정밀진찰결과 1얼 내과주치의 박정로박사에 의해 『급성B형바이러스 간염』임이 밝혀졌다.
박박사는 이날『조선수는 앞으로 최소한 3주이상 입원치료를 받아야하며 이후 3개월이상 절대안정과 요양이 필요하다. 이후에도 운동을 할수있는가의 여부는 병세의 회복정도를 보아야 판단할수있다』고 소견을 밝혔다. 따라서 이같은 진단이 나오자 조선수의 어머니 이윤숙씨(50)는 진단서를 2일 농구협회에 제출하는 한편 대표선수사퇴를 전했다. 평소 93kg이던 제중이 10kg이나 빠져 몰라보게 초췌해진 모습으로 고려병원606호실에 입원중인 조선수는 『너무나 분하다. 11월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북한과의 대결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었는데…』 라며 목이 메어 말문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 이씨는 『동우는 이제까지 잔병도 한번 앓아 본적이 없는데 그동안 너무 과로한것 같다.
대표선수가 되면 국가에 바친 몸이지만 어른들이 선수들의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기를 당부했다. 조선수는 필리핀 원정 (7월24일∼8월9일)에서 3차례경기(모두 7차례경기)를 끝내고 열이 40도를 오르내려 마닐라병원에 긴급 입원한바 있는데 이때는 감기 몸살이라는 전단이 내려졌으나 이때부터 병이 시작된것 같다는 설명이다.
남자농구대표팀은 올들어 쿠웨이트 국제대회및 홍콩 아시아도시대항대외(3월) 존즈컵 국제대회(6월·대만) 와 서울 국제대회(7월), 그리고 필리핀 친선대회등 무리한 국제대회출전으로 선수들은 만성적인 피로감에 젖어 문제점을 안고있었다.
한편 대한농구협회는 조동우선수의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대표선수센터보강에 크게 당황하고있다.
가장 유력한 센터후보인 신선우선수(26·1m90cm·현대)는 무릅부상이 완쾌안된데다 이달중 결혼할 예정으로 대표선수선발을 완강히 거부하고있는 실정이다.
이병국대표팀코치는『감기정도로 알았는데 급성간염이라니 정신이 아뜩할 뿐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숙적 중공은 물론 북한·일본등 장신들과의 경기에선 조선수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특히 그가 빠지면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면서 한숨만 내쉬고 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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