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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제목 너무 멋대로 붙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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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영화『우펀배달부는 벨을 두번 울린다』가 체신노조의 항의로 『포스트맨…』으로 제목을 바꾸었다. 이 제목변경의 소동에 대해 영화인들 사이에선 또 한차례『창작자유에 대한 침해가 아니냐』 란 반대합의가 일고 있다.
제목변경의 소동에 대해 영화인들은 『영화내용이 집배원과는 아무련 관련이 없고 또 영화는 허구를 전제로 하는 것인대 이토록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면 앞으로 영화가 설땅이 어디에 있는가』 하고 반대의견을 보인 것이다.
시나리오작가 유간당씨도 『특정직업인에대한 이같은 요구가 다 받아들여질경우 작가가 그릴수있는 대상은 무엇이 남겠느냐』며『예술에 대한을이해로 이런 소동을 빚게된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우펀 배달부…』 소동도 사실은 일본제목을 그대로 따왔기때문에 벌어진 결과다. 한 영화인은 『일본식 제목을 무분별하게 그대로 욺겨쓰는 일은 지양돼야할일』 이라고말하고있다.
아뭏든 우리나라 영화제목은 난센스 투성이다. 특히 일본에서 상영돼던 외화일수록 일본에서 달았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제목의 난센스는 내용과는 상관없는 선정적인 것과 억지로 맞춘 조어, 또 원제목을 버리고 적당히 붙인 엉터리제목을 쓰는 것등이다.
한때 제목에 「권」 자가붙은 영화가 인기가 있자 『애권』『소권』『원권는복권』『요사권』 등 「권」자 사태가 났으며 이때문에 검열에서 「권」 자제목을 금하자 이번엔『금강혈인』『탈명비극늑용권사수』등 조어를 동원, 웬만한 한자지식으로도 이해가 안가는 괴상한 제목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지난 한해동안 국내에서개봉된 외화는 모두 31편.이 가운대 우리말로 옮겨 번역된 영화는 9편뿐이고 나머지 22편은원제를 발음대로 옮겨 쓰거나 원제의 뜻과는 다른 제목을 붙인것들이다.
영화제목을 그대로 외래어로 쓰는 것은 번역이 마땅치 않은것도 있지만 속셈은 의화라는 점을 더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캔 스톱 뮤직』이란 영화제목이 있었다. 그러나 인기보컬그룹 「빌리지·피플」이 출연했던 이영화의 원제는 『Can't Stop Music』원제를 비교해보면 영화제목은 정반대로 붙인셈이다.
제목가운데 뒷부분을 잘라내 요령부득의 단어를 만들어 내는 수도 있다.
78년 개봉됐던 납량괴기물 『메두사』는 원제가 『Medusa Touch』인데 뒷부분을 잘라 버렸다. 같은해 개봉된던『타워링』 도 원제는『Towering Inferno』 이것을『Inferno』(지옥)을 잘라내버려 형용사인 『타위링』 만으로제목을붙였다.
80년에 개봉됐던 『조너던』도『Jonathan Livingston Sea Gull』이 원제. 이 역시 절미하고『조너던』만으로 제목을 붙였는뎨 영화의 내용을 생각하면 『조너던』만으론 미흡한 느낌이다.
원제와 전혀 다론 제목올 붙인것드 부지기수.
지난해 2윌에 개봉뫘던 『키스미』 는 『Fooling Around』가, 「클린트·이스트우드」 주연의 『원웨이티키트』는『Gauntlet』가, 역시 같은 배우 주연의 『이것이 법이다』 는『Magnum Force』가 각각 원제목이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The Ballade of Bonnie and Clyde) ,『내일을 향해 쏴라』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등도 원래와는 동떨어진 제목들인데 이것들은 모두가 일본제목을 그대로 갖다붙인 것들이다.
이렇게 무책임하고 무의미한 제목으로 관객을 현혹시키지 말고 내용을 충분히 검토해서 내용과제목이 일치하는 우리국민 감각에 맞는 제목을 내걸어야 할것이다.<김회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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