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2)제78화YWCA 60년(48)-Y의 회원자격|당파·오파를 초월, 봉사정신으로 뭉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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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 만년 인간역사 전체를 놓고 볼 때 40년이란 검 하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그렇게 짧은 시일이지만 그사이 이 나라가 겪어온 많은 일들 속에서 걸어온 한국YWCA 40년은 몹시 길어 보인다.
식민지라는 정치적 상황아래서 시각부터 평탄치 못 했던 한국YWCA다.
개인의 일생이나 나라의 역사도 항상 변화를 겪고 그 변화 속에서 영고성쇠의 길을 걷게된다. 그것은 자연의 섭리이기도 하나 그 변화가 인간들의 잘못으로도 일어난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겪었던 근대백년의 역사가 이러한 변화의 좋은 예가 아닌가 싶다. 그러한 역사 속에서 생겨나고 자라야 했던 YWCA도 같은 변화의 물결 속에서 움직여야 했고, 때문에 쉽게 자라나기 어려웠다.
1962년 Y는 40년을 지나 왔지만 사실상 문을 닫기까지의 역사는 거의 없어진것으로 하고 방년 해방하면서부터 17년간 이루어놓은 업적을 우리의 역사라 부를 수 있을는지.
그 17년도 6·25,4·19,5·16의 큰 변화속에서 걸어와야 했던 것이니 한국YWCA의 발걸음은 정말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더더욱 아직 사회적으로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한 여성들만 와 단체로서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활동할 수 있었다는 것은 자랑할 만하다.
많은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YWCA의 목적,「하느님이 창조주이심을 인정하면서 모든 인류는 하느님 안에서 한 형제가 됨을 인정하며 이를 실천에 옮긴다』를 충실하게 달성해보려 노력한 것과 당파나 교파를 초월한 단체로서의 뚜렷한 의지 때문이었다고 풀이하고싶다.
특히 마지막 관문이었던 자유당의 붕괴 매 타도의 대상인 모든 부정부패의 핵심이었던 이기붕씨의 아내 박 「마리아」 씨가 회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YWCA가 흔들리지 않고 아무런 지장 없이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YWCA는 유급직원들이나 무급봉사자들이 다같이 서로의 신분을 거의 의식하지않는 그런 철저한 불편 부당의 단체로 되어있다. 또 반복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당의 수뇌 이기붕씨 부인 박「마리아」씨와 민주당의 중요인물 정일형씨의 부인 이태영씨는 54년부터 같은 실행위원으로 일하면서 한번도 서로가 불화합 표정을 본 일이 없다.
그것은 양측이 똑같이 Y가 당과 정치를 초월한 기관임을 인정했고 YWCA는 이 나라 여성들의 지위향상과 기타 여성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일하는 곳임을 충분히 이해한 때문이었다. 소외되고 인간으로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우리여성들, 또는 사회진출의 기회가 전혀 없는 우리 여성들에게 어떻게 하면 그런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 하는 문제 등을 취급하는데 있어서 서로의의견울 존중해 주는데 절대 인색하지 않았다.
Y안에서는 누구도 자기 권력을 필수도, 남용할 수도 없고 권력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를 이용하려 하지도 않는 것이 철두철미하게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교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초 교파라는 것은 세계Y가 조직될 매부터 표방된 것으로 한국Y의 최초 창설자인 세분도 김활난박사가 감리고, 김필비씨와 유각초씨는 장로교였다.
세계Y에서는 최근 더 크게 문호를 개방하여 기독교가 거의 없는 나라에서도 Y를 조직하고 세계Y에 가맹시키기로 했다.
한국YWCA연합회는 최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한바, 문호를 좀더 넓게 열어 세례교인이 아닌 사람도 정회원으로 하자는 논의가 여러 번 있었으나 그것만은 많은 실행위원들이 강경하게 반대하여 부결되곤 했다.
현재 회원자격에 있어서 정회원, 준회원 두 가지로 되어있는데 정회원은 세례교인 (교파는 상관없음)이어야 하고 준회원은 비 기독교인이되 Y목적에 찬동하는 사람으로 되어있다.
또 두 종류의 회원의 권한은 정회원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다 부여되지만 준회원은 선거권만 부여된다.
이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렇게 되면 비 기독교인들이 이사나 실행위원이 될 수 있고 그 어느 때엔 가는 다수의 비 기독교인이 행정의 책임을 지게되면 어떻게 기독교 기관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주장인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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