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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론 과열 더 오를 힘은 충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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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가 오름세가 심상찮다. 6월 중순 1000포인트를 돌파한 뒤에도 줄기차게 오르는 중이다. 2일엔 18개월 만에 7일 연속 올라 1118.32로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1138.75, 1994년 11월 8일)까지는 불과 20포인트. 돈이 얼마나 몰린 것인지, 과열인지 아닌지, 살 때인지 팔 때인지…. 불붙은 증시의 3대 궁금증을 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설문조사를 통해 풀어봤다.

"유동성 장세 …경기 회복이 열쇠"

◆'돈의 힘'인가=최근 증시는 넘쳐나는 자금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물 경제는 부진하지만 증시가 돈의 힘으로 달궈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6월 말 현재 갈 곳을 못 찾고 떠도는 부동자금이 421조원에 달한다고 2일 밝혔다. 이 돈이 정부의 8월 말 부동산 대책 발표에 따라 본격적으로 증시에 흘러들 경우 증시는 더 후끈 달아오를 수 있다.

해외 자금도 가세하고 있다. 지난주에만 한국 관련 펀드에 5억 달러 넘게 돈이 몰리는 등 해외 자금은 12주째 '사자'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부장은 "주식을 오래 보유하는 투자자가 늘고 유통 물량이 줄어드는 등 주식 가치가 높아진 게 증시 활황의 이유"라고 진단했다.

"우려 수준 아니나 일부 지표 부담"

◆과열인가 아닌가=5월 초부터 시작된 종합주가지수의 상승세는 처음 1000선을 뚫었던 3월 초보다 좀 더 가파르고 길다. 이처럼 많이 올랐으니 '상승 피로감'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외상거래대금'인 미수금도 1조447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장세가 과열됐다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전문가가 많은 이유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오르는 속도 등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론 확실한 과열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아직 더 상승할 힘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기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며 기업들의 수익성이 호전되는 등 국내 증시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게 이유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활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도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멀리 보고 간접투자 바람직"

◆살 때인가, 팔 때인가=4월 29일 바닥을 찍은 종합주가지수는 이후 65일간 22.77%나 올랐다. 7월 이후엔 한번도 1000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파는 시점이 고민이다. 반면 주가 하락을 틈타 주식을 사려는 이들은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 저평가된 주식이나 업종을 잘 찾고, 직접 투자보다 간접투자 위주로, 단기보다 중장기 전략을 세운다면 여전히 지금 증시는 매력적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정보파트 부장은 "6개월 이상의 장기 투자라면 당연히 주식을 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의 이재순 조사팀장은 "위험 부담이 큰 주식 직접투자보다 펀드 등 간접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표재용.김준현 기자, 박수호 인턴기자

*** '증시 분석' 도움말 주신분

굿모닝신한증권 최창호 시황팀장, 교보증권 정용택 투자전략팀장,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전략팀장,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 대투증권 정홍관 리서치센터장,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리서치센터장,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정보파트 부장, 신영증권 남진우 리서치센터장,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 한국투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 현대증권 전인수 투자전략팀장, CJ투자증권 조익재 리서치센터장, SK증권 전우종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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