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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가곡집』펴낸 곽영숙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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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76년 작고한 바깥양반이 독립군가 보존회를 만들어 그 당시에도 거의 잊혀져 갔던 독립군가 수집과 채보에 나선것은 74년입니다. 올해가 꼭 9년째인데, 그분 뜻이 결실을 보아 이번에 독립군 가곡집 「광복의 메아리」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독립군가 보존회 곽영숙간사장(58) .
그가 일제하 중국대륙 부양에서 독립군으로 활약하던 부군 박노일 씨의 유업을 이어 독립군가를 묶은 첫번째 책을 출관한 것이다. 독립군가 96곡, 항일 민족의 노래 96곡등 총2백10곡의 가사와 악보를 담았다.
박씨는 광복군으로 활약하다 46년 귀국후 육사8기 특별 반을 거쳐 임관, 10여 년의 군 생활을 한 후 중령으로 제대를 했다고 한다.
『74년초 일본에서 한일합방을 합리화하는 「다나까」 망언이 있었어요. 그에 자극되어 그 양반이 군가 보존회를 만드신 걸로 압니다. 독립군들의 피끓던 애국애족의 정신을 담은 노래를 부르고 보존함으로써 그 뜻을 후세에까지 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던 듯 싶습니다.』
75년에는 문공부에 사회단체등록을 했고 그해 10월에는 봉붕4중창단의 노래로『젊은 학도들아』『압록강 행진곡』 『기전사가』 등6곡의 독립군가를 수록한 디스크를 출판했다. 11월에는 전국여중·고교 독립군가 경연대회를 주최했다.
『76년 3월 그 양반이 갑자기 세상을 뜨자 뒷일을 제가 맡았습니다. 독립군가를 부르던 생존자들이 많지 않고 그나마 거의 잊혀져서 수집과 채보에 힘들었습니다. 회장직을 맡아주신 장호강선생의 도움이 무척 컸읍니다』
생전의 부군이 독립유공자로 71년 분양받은 서울개봉동의 13평짜리 아파트를 판돈으로 시작한 사업이라 자금사정도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독립군가를 아는 사람이라면 멀고 가까움을 가리지 않고 수소문하여 달려가 가사를 수집하고 멜로디를 녹음기에 담았다고 한다.
『이제는 수집된 노래를 카세트에 담아 국민들에게 널리 보급시키는 일이 남았습니다. 독립군가 경연대회도 계속하고 싶고요』 슬하에는 장성한 3남3녀. 국민학교 교사를 지낸 곽씨는 79년부터 50명의 회원을 가진 한국광복군 미망인회 회장직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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