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외형적 팽창 지양...순복음교회|복지사업에 교회역량 총집중 빈축산 족벌체제 과감히 제거 최신의 양노원성 병원 건설 상업주의화 등 비판요인 개선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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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팽창주의적 교회 대형화와 신흥성령운동의 「표본」으로 교계 안팎의 호된 질타를 받아온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비판 요인을 과감히 개선, 크게 탈바꿈하고 있다. 당회장 조용기목사를 중심한 교회 당회는 최근 갖가지 비판내용을 수렴, 교회대형화주의 및 족벌체제를 지양하고 공의로운 사회복지사업에 교회역량을 총집중하는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 순복음교회가 특히 사회복지사업으로 추진하는 한국 최대·최신시설의 대규모 양로원건립과 성인병원설립, 예식장 무료임대 등의 대사회 교회개방은 기독교계는 물론 일반의 많은 관심을 모은다.
체계적인 경이의 교회성장과 세계 최대규모의 단일교회(현재 신도20만명)로 부상돼있는 순복음교회는 「선망」과 「비판」이 엇갈리면서 기독교 한국 전래 1백주년을 앞둔 한국기독교회의 허와 실을 대표해왔다.
지난해부터 비등하기 시작한 한국기독교계의 자체비판은 순복음교회를 직접·간접의 예로 많이 제시해왔고 조목사의 신흥성령운동을 분석, 비판하는 연구저서들이 출간, 시판되기도 했다. 이밖에 일반 언론에서의 문제점 지적도 많았고 교계뉴스의 초점이 돼왔다.
이같은 비판과 교회 당회의 개혁의지를 배경으로 이미 단행됐거나 추진계획이 확정된 순복음교회의 새로운 교회운영방안은 다음과 같다.

<팽창주의 지양>
순복음교회는 우선 85년까지의 50만신도 확장운동계획을 수정, 30만명으로 축소했다.
순복음교회의 출발은 58년 서울 서대문에서 5명의 신도를 가진 천막교회로부터 시작됐다. 경이적인 성장은 작년 10월 100만 성도 돌파 기념예배를 고비로 지난해 말 20만 신도를 념어서는 급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신도증가에 따른 교회의 대형화는 많은 반작용의 문제점을 노출시켰고 특히 본질적인 교회공동체의 속성 상실, 세속적인 상업주의화 문제 등이 거듭 지적됐다.

<족벌주의 정비>
순복음교회는 최근 조목사의 친동생으로 교회 부목사직을 맡아온 조용목목사를 안양 개척교회, 처남인 김성광 목사를 서울 영동 개척 교회로 각각 전임시켰다.
이밖에 실력자의 한 사람으로 알려져 온 조목사의 처삼촌인 파주 순복음 금식기도원 부원장도 물러나게 했다.
교회의 족벌운영 문제는 그 내용보다 훨씬 더 높은 강도의 비판을 받으며 순복음교회가 가진 대외적 「치부」로 지적돼왔다. 물론 대형화된 거대한 교회의 조직질서나 이미지에 적지 않은 마이너스 요인이긴 했지만 족벌문제가 구체적으로 사건화되거나 분파현상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

<사회복지사업추진>
우선 1차적인 실천사업으로 교회도 지역사회공동체의 하나가 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오는 9월부터 교회를 결혼식장 및 지역사회 공공집회장소로 예배시간을 제외하고는 언제든지 무료로 대여해 준다는 것이다.
총 5백평 규모의 성인병원과 2천명 수용의 최신시설 양로원을 당회결의로 84년말까지 설립한다는 계획을 확정, 현재 부지를 물색 중이다.
순복음교회의 새로운 의료복지사업은 그동안 많은 비판을 받아온 기적의 치병 성령운동을 지양하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어쨌든 연 60억원 이상의 헌금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진 순복음교회가 막대한 재력과 조직력을 이제 교회 자체보다는 사회복지 선교에 투입, 새로운 교회상을 정립하겠다는 것은 크게 주목된다. <이각윤기자>@@이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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