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외상 문부성에 교과서수정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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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신성순 특파원】「사꾸라우찌」(앵내의웅) 일본외상은 9일『3·1운동은 명백한 한국인의 독립운동』이라며 이를 폭동으로 고친 문부성의 교과서검정을 비난하는 한편 한국과 중공의 비판을 받아들여 교과서를 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으로 밝혔다.
「사꾸라우찌」외상은 이날 중의원 외무위원회와 참의원 안전보장 특별위원회에서『일본정부는 전쟁 전 일본의 행위에 대해 국제적인 비판이 있음을 시인해야 하며 그 같은 인식 위에서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하고『한국과 중공의 국내정세를 각 각료들에게 설명, 선처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혀 외무성이 교과서를 수정하도록 문부성측에 촉구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사꾸라우찌」외상이 간접적인 표현이나마 교과서시정의사를 공식석상에서 언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한·중·일 교과서분쟁을 해결하기위한 방법을 둘러싸고 외무성과 문부성의 대립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표면화됨으로써「스즈끼」(영목선행) 수상의 결단 등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약 3시간동안 교과서 문제를 집중 심의한 이날 외무위원회에서「사꾸라우찌」외상은『한국·중공 양국의 대일비판이 격화일로에 있는 사태를 심각히 우려한다』고 말하고 교과서문제가 양국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냉정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교과서가 한국의 3·1운동을 폭동으로 바꾼 데 대해『솔직히 말해 그 운동은 일본의 한반도 통치에 대해 독립하고싶다는 민족운동 이었음이 분명하다』고 말함으로써 검정자세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중일전쟁에 대해서도『국제적으로 침략이라고 비판을 받고있으며 일본은 그것을 인식해야 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또『어떻게 해서든지「스즈끼」수상의 중공방문 전에 교과서문제를 해결하지않으면 안된다』고 조기해결방침을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미야자와」(궁택희일) 관방장관은「스즈끼」수상이 나가사끼 (장기) 에서 교과서문제와 관련,『전쟁책임을 반성한다』고 발언한 것은『일본수상으로서 이 문제해결을 위한 기대와 결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수상은 아직 교과서수정문제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않고 있다』고 덧붙었다.「사꾸라우찌」외상은 또 한국국회의 시정요구결의와 관련,『한국국회가 충분한 논의 끝에 제시한 결의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게이 신문은 10일 문부성과 자민당 문교관계 의원들이 교과서의 재수정은 절대 불가능하지만 다음 검정 때 전쟁책임에 대한 반성과 한일·중일 우호를 강조하는 내용을 삽입하는 선에서 한중 양국과의 타협을 모색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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