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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회 현대미전출품작 선정싸고 미술계 집안싸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한국문예진흥원(원장 송지영)이 주관한 한국현대미술전의 출품작가 선정을 둘러싸고 「편파적」이라는 비난이 그치지 않아 모처럼 잠잠하던 미술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현대미술전은 오는 83년 6윌부터 7개월간에 걸쳐 도오꾜·도찌기·오오사까·홋까이도·후꾸오까등 5개지역에서 열리게 되는데 그간 민간주도로 이뤄져오던 국제교류전이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첫번째 사업이라는 점에서 국내미술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다. 이준 이경성 이귀열 유준상 최만? 윤치오씨등 6명으로 된 추진위원회의 천거를 거쳐 이우성 이귀열 유준상 이일 오광수씨 등이 선정위원으로 확정됐다.
선정위원들은 논란끝에 75년이후 방법·조형·수법등이 최근 양상으로 주목을 끈 작가를 선정한다는 대전제하에 ▲단색조계통의 평면회화작가로 박서보 김기린 정상화 권령우 하종현 윤형근 최명영 서승원 이승저 김진석 정창섭 윤명노 진옥선 김홍석 이동황 김용익 신성희씨가, 드로잉과 이미지 회복의 경향을 띈 작가로 곽남신 김구림 김창렬 김태호 김홍주 안병석 이두식 이 번 이봉렬 진유영 하동철씨가, 공간을 활용하는 입체작가로 김선회 김용민 김장섭 박석원 박충흠 박현기 심문섭 이강소 이건회 임충섭 지석철씨등 총39명이 선정됐다.
이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처음부터 적용범주에 들지 못한 구상계열은 물론, 추상활동을 해온 작가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일기시작, 날이 갈수룩 심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서양화가 김흥수씨는 『현대미술의 범주를 추상으로만 잡는다는 것은 우리미술이 세계조류에 뒤떨어져 있음을 보이는 단적인 예』로 못박고『신구상등 새로운 흐름이 당연히 첨가돼야한다』고 주장한다.
서양화가 하린두씨는 『결국 이번 전시회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추기보다는 「그 얼굴이 그얼굴」에 지나지않고 경향마저 다양하지 못한 결과가 됐다』고 지적하고 『일본에 알려진 작가를 우선한다는 것은 문화적 식민지임을 자인하는 난센스』라고 비판하고있다.
이같은 반박에 대해 이경성씨는 『작년의 일본현대미술전을 참조하다보니까 실험적 경향의 작품이 중점이 됐으며, 기왕의 일본전 출품작가를 참고한 것 역시 상대를 쉬이 설득시키고 정확한 전달을 하기위한 방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작가선정을 둘러싼 잠옴은 미술계의 고질적 병폐인 홍대와 서울대간의 암투가 다시 표면화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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