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파워캙축구서도 한국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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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축구의 앞길에 또 하나의 큰 장벽이 우뚝 치솟았다.
마치 시한폭탄과 같은 경계의 대상이던 중공이 마침내 힘겨운 적수로 성장했음이 실증된 것이다.
70년대 중반부터 국제스포츠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중공은 축구종목에서는 비교적 성장의 속도가 늦어 아시아지역에서 2류 수준을 면치 못했으나 작년 스페인월드컵대회의 아시아-오세아니아주 예선에서 최종 4강까지 올라 본선진출의 문턱에까지 접근, 한국보다(간접적인 비교에서)우위를 보이더니 이번 아시아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 예상을 뒤엎고 한국을 완파, 판도의 변혁을 이룩했다.
한국이 축구에서 중공에 패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중공의 축구대결은 78년10월 방글라데시 수도 대카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 청소년축구선수권 대회 때가 처음.
이때 북한을 누르고 이라크와 공동 우승을 했던 한국은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중공을 2-1로 제압했다.
또 그 해 11월 방콕 아시안게임과 12월 필리핀의 아시안컵대회예선의 국가대표팀끼리의 대결에서 한국은 잇따라 1-0으로 승리, 연승을 구가했다.
그러나 81년부터 상황은 반전하기 시작, 스페인 월드컵1차 예선에서 한국은 쿠웨이트에 2-0으로 완패 당해 일찌감치 탈락한 반면, 중공은 4개국최종예선에서 쿠웨이트에 3-1,0-1로 1승1패를 기록하며 아시아최고수준의 축구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지난 3일 캘커타에서 거행된 제1회 인도 국제 축구대회에서 한국 화랑은 중공과 1-1 무승부를 이뤄 「중공의 전진, 한국의 답보」를 증명하더니 이제는 비록 청소년대표의 대결이지만 한국이 뒷전으로 처지고 말아 한국축구에 심각한 적신호를 던졌다.
따라서 오는 11월의 인도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종래의 북한·쿠웨이트·이라크·말레이지아 등에 또 하나의 난적 중공의 세찬 위협까지 받게되어 4년전 방콕대회에서의 우승을 재현하기엔 험난한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
또 내년부터의 올림픽예선과 그이후의 월드컵예선도 상승세의 중공으로 인해 더욱 뚫기 어려운 좁은 문이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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