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장을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믿을 만한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각국이 다투어 자유무역협정(FTA)에 경쟁적으로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FTA협상은 2백50건으로, 세계무역기구(WTO)는 FTA협상 추진건수가 내년이면 3백건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일본의 패권 다툼=일본은 FTA를 장기불황 타개와 구조조정의 계기로 삼고 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 1월 싱가포르와 첫 FTA를 체결해 한.중.일 3국 가운데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과의 FTA협상에서는 중국에 밀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아세안과 FTA 창설을 위한 기본골격에 합의했다. 2010년까지 주요 아세안 국가들과 교역자유화를 마무리하고 모든 아세안국들과 2015년까지 협상을 매듭짓겠다는 게 중국의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미주나 유럽에 버금가는 역내 인구 17억명의 초대형 경제블록이 탄생한다.

중국에 아세안 공략의 선수를 뺏긴 일본은 개별국가를 상대로 FTA 체결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또 한국과의 FTA 체결에도 의욕적이다.

◆미국과 유럽의 각축=미국도 아세안과의 FTA 체결에 적극적이다. 미국은 6일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한다. 아시아 국가와는 처음 맺는 FTA다. 미국은 이 밖에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등과도 FTA의 체결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미국경제의 회복이 불투명해지자 잠재력이 큰 아시아시장을 새로운 수요 창출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유럽연합(EU)은 동구권 국가들을 EU에 추가로 가입시켜 세 불리기에 나섰다. 유럽 국가 중 스위스와 노르웨이 등은 EU와는 별개로 싱가포르와 FTA 체결을 협의 중이다.

◆한국의 전략=한국은 칠레에 이어 올초부터 싱가포르와의 FTA 체결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일본.태국.멕시코.호주.뉴질랜드 등과의 FTA협상도 추진 중이다. 아세안은 특히 주요 공략대상이다. 아세안이 중국과 배타적인 FTA를 맺게 되면 아시아 시장을 송두리째 중국에 뺏길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정선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