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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특진 받기 갈수록 어려워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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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1면

6개월 전에 예약해야 진료차례가 돌아온다-.
종합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유명전문의사에게 단 몇 분간의 특진을 받기 위해 6개월을 기다려야하는 것이 예사이고 심장 수술환자의 경우 예약을 해놓고 1년을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온다.
특히 최근 들어 간염에 관한 보도가 잇따르자 일류의사가 소속된 병원 접수창구에는 꼭두새벽부터 환자대열이 장사진을 이루고 이름난 전문의사의 특진을 받는데 7∼8개월을 기다려야한다.
이 때문에 시간을 다투는 중병·희귀병 환자들의 치료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진찰예약>
간염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진 S대 K교수의 경우 초진환자는 연말까지, 재진 환자는 내년 3월말까지의 진찰예약이 마감돼있다.
K교수는 대학강의를 맡고 있어 1주일간 진료일이 단 이틀뿐인데다 간염은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기 때문에 유명세로 몰려드는 환자 수는 계속 누적되고있다.
환자들이 몰리자 S대 병원 측은 K교수에 대한 진찰예약 접수를 6개월 단위로 정했으나 예약한 환자들도 6개월을 기다린 끝에 지정 날짜에 일찍 신청하지 못하면 1, 2개월씩 다시 뒤로 밀려 .실제로는 7, 8개월 후에나 진료를 받게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S대 병원 소화기내과의 권위로 알려진 C교수, 호흡기 내과의 권위 H교수, 디스크 전문인 신경외과의 S교수 등 과장급 의사들도 대부분 비슷한 실정.
대개 3∼6개월 전에 예약해야 진찰을 받을 수 있어 지방에 사는 환자들은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 1주일∼수개월씩 여관에 묵기도 한다.
또 K병원의 소아과장 K박사, S병원의 심장병 권위인 L박사, 또 다른 S병원의 K박사는 각막이식 수술의 권위자로 환자가 밀리고 있고, 개인병원인 S병원의 M박사는 외과수술의 권위자로 진찰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
심잠병의 권위자로 알려진 S병원 L교수는『하루 25명 정도의 환자를 보아야 제대로 진찰할 수 있는데 실제로 50∼60명의 환자를 보고있다』며『강의시간 등으로 수련의에게 대신 진료를 시키면 그냥 돌아가는 환자들이 태반』이라고 했다.
S대 병원 심장외과 L박사는 심장수술만 1천번 이상 시행한 권위로 알려져 있어 L박사에게 심장판막수술을 받으려면 l년 가까이 기다려야해 내년 봄 수술 분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

<접수창구>
대부분의 종합병원의 진료접수 시각은 상오 8시 30분. 그러나 최근엔 상오 6시면 환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S 병원에 따르면 하루 평균 외래환자는 2천 5백여명. 이중에서 상오 9시전에 접수를 마치는 환자가 전체의 7O%가 되고 있으며 K병원은 하루 평균 9백여 명의 환자 중 6백 50명 가량이 상오 8시전에 접수하고 있다는 것.
한편 환자들은 의료보험실시 후 보험환자에 대한 병원 측의 푸대접, 소홀한 진료가 너무 심해 특진을 받지만 최근에는 특진도 돈만 비싸지 소홀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불평하고 있다. <제정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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