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화업체들 공장 짓기 바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석유화학 업체들이 앞다퉈 증설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전반적으로 기업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석유화학 업체들의 투자가 활발한 것은 2002년 이후 지속된 유화 경기 호조로 업체들의 투자 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화 업체들의 설비 투자는 마진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거나 설비 증설로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을 꾀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LG화학은 1100억원을 투자해 200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전남 여수에 연산 8만t 규모의 아크릴산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27일 발표했다. 공장이 가동되면 이 회사의 아크릴산 생산능력은 연산 24만t으로 늘어난다. 고흡수성수지 원료인 아크릴산은 아크릴섬유.도료.접착제.코팅제 등 3000여 종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아크릴레이트의 핵심 원료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이 공장은 국내 석유화학 사상 최초로 모든 공정에 순수 독자 기술을 활용하는 최초 사례"라고 밝혔다.

아크릴산 제조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LG화학과 독일의 바스프, 일본의 미쓰비시화학 등 4개 업체만이 고유의 공정 기술을 갖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고 제품 마진도 좋아 석유화학 분야의 몇 안 되는 '블루오션(경쟁이 적은 신사업)'이다.

이 회사 아크릴사업부장인 김정오 상무는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08년엔 연간 11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토탈도 이날 충남 대산공장에서 방향족 공장 증설 공사를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방향족은 각종 합성섬유 및 합성수지의 원료로 사용되는 파라자일렌(PX)과 벤젠 등을 말한다. 500억원이 투자된 이번 방향족 공장 증설 덕분에 삼성토탈의 연간 생산량은 PX가 48만t에서 60만t으로, 벤젠은 56만t에서 64만t으로 늘게 된다. 회사 측은 "연간 20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범용 제품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 분해 시설(NCC) 증설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업체인 여천NCC는 2008년까지 4500억원을 들여 에틸렌 생산능력을 현재 146만t에서 201만t으로 늘리기로 했다. 롯데그룹도 2008년까지 호남석유화학.롯데대산유화.KP케미칼 등 석유화학 계열 3개사에 1조원을 투자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137만t에서 172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LG화학도 자회사인 LG대산유화를 흡수 합병하고, 에틸렌 생산능력을 20만t 늘리기로 했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